부산에서 열린 세계개발원조총회가 1일 폐막했다. 이번 세계개발원조총회는 전쟁의 폐허 속에서 외국의 도움을 받다가 눈부신 경제성장을 이룩한 한국에서 열려 의미가 작지 않다. 그에 걸맞게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국제 원조가 단순하게 도움을 주는 데서 벗어나 저개발 국가의 발전을 돕는 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정치 선언문을 채택함으로써 주목할 만한 성과를 거두었다.
이같이 국제 원조의 틀을 바꿔야 한다는 데에는 이유가 있다. 폴 카가메 르완다 대통령이 아프리카 국가들에 1조 달러 이상의 원조 자금이 지원됐지만 소득 수준은 1970년대보다 떨어졌고 인구의 절반이 빈곤 상태에 놓여 있다고 지적한 것이 그것이다. 이는 그동안 국제 원조 자금의 집행이 불투명하게 이뤄져 저개발 국가 국민들의 생활 개선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못했음을 뜻한다.
이번에 채택된 정치 선언문에는 그러한 현실을 염두에 두고 정부와 시민단체, 국제기구 등 개발 주체들의 공동 원칙으로 주인의식, 성과 지향, 투명성, 책임성이 제시됐다. 또 '양성 평등' 특별 세션이 열려 차별과 소외 속에서 신음하는 여성들에 대한 지원과 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된 것도 성과다. 자원국에 원조의 80%를 집중하는 중국을 겨냥, 자원을 위해 원조하는 행태를 고쳐야 한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부산 세계개발원조총회는 이처럼 국제 원조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개선하기 위해 뜻을 모았다는 데 의미가 있다. 국제 원조 성공 모델의 상징인 우리나라도 이번 총회가 제시한 방향에 따라 앞으로 더 큰 역할을 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이 2015년까지 정부 개발 원조 규모를 지금의 2배로 늘리겠다고 한 약속을 실천해 존경받는 국가로 자리매김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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