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왕이면 큰물에서…'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대구시와 시의회 등 대구지역 임명'선출직 고위 공직자들의 출마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서울에서 잔뼈가 굵은 청와대나 정부 출신 공직자들의 출마는 흔한 현상이었지만 지역에서 성장한 고위 공직자들의 출마 선언은 드문 현상이다. 특히 공천권을 쥐고 있는 국회의원을 상대로 시의원들이 총선출마를 선언하는 것은 '하극상'으로 여겨질 정도로 이례적인 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같은 이례적인 현상에 대해 지역 토박이론과 세대교체론과 맞물려 한나라당과 현역 국회의원들의 인기가 바닥인데다 '무소속으로 나와도 해볼 만 하다'는 상황 판단 때문인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도이환 대구시의회 의장은 3일 내년 총선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도 의장은 이날 "신공항이 무산되는 것을 보고 지방의원의 한계를 절감했다. 삭발을 하고 시위를 해도 계란으로 바위 치는 격이 됐다"며 "지역의 큰일을 하기 위해서는 중앙진출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하게 느꼈다"고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3번의 달서구 의원과 3선의 대구시의원 경력을 지닌 도 의장은 "자신이 지역민과 애환을 함께하며 지역발전의 산파역을 맡을 수 있는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도 의장은 내달 9일 사퇴서를 제출한다. 도 의장은 달서갑에 출마할 예정이다.
재선의 양명모 대구시의회 건설환경위원장은 북갑에 출마하겠다는 의사를 공식화했다. 양 위원장은 시의회 회기가 끝나는 23일쯤 사퇴서를 제출한 뒤, 본격적인 선거 준비에 들어간다. 양 위원장은 "국회의원들이 첨단의료복합단지, 신공항 유치, 취수원 이전 등 현재 대구가 당면한 주요 이슈에 대해 심각하게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정치권력이 바뀌더라도 누군가가 이런 점을 중앙무대에서 계속 다루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며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그는 이미 한나라당 대구시당을 방문, 출마 예정 사실을 알리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김상훈 전 대구시 경제통상국장(부이사관)도 서구 출마를 결심했다. 올해 초부터 1년 과정으로 세종연구소에서 연수 중이었던 그는 출마를 위해 이미 명예퇴직을 신청했다. 김 전 국장은 총선 예비후보 등록 하루 전인 12일 시청에서 공식 퇴임식을 갖고, 기자간담회를 통해 총선 출마 의사를 공식화할 예정이다. 김 전 국장은 "지방자치단체에서 20년 넘게 근무한 경험을 국정에 접목시켜보고 싶다"며 "솔직히 국회의원이란 자리보다 일을 좀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실제 김 전 국장은 행정고시(33회) 출신으로 대구시 중소기업과장, 문화예술과장 등을 거치는 등 지역 현안에 밝은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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