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7개 장애인 단체 통합' 김우경 대구시장애인연합회 초대 회장

장애인복지 새 패러다임 필요…"몸 불편해도 문화향유 기회 중요"

"장애인들이 직업을 갖는 것도 중요하지만 중증장애인들의 경우 여가선용과 문화향유의 기회를 제공하는 것도 직업 못잖게 중요합니다."

중증장애인 나들이사업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및 봉사활동을 주도해 온 김우경(49) 대구장애인관광레저진흥회 회장이 지난달 10일 대구 남구청에서 문화사업을 위주로 하는 대구지역 7개 장애인 단체(대구장애인관광레저진흥회, 영남장애인협회, 장애인샘터뭉침회, 장애인정보화협회, 장애인문화협회, 대구곰두리자원봉사연합회, 열린장애인복지진흥회)를 하나로 묶어'대구시장애인연합회'초대회장에 취임했다.

"연합한 협회 중엔 설립 35년이 됐지만 지원을 한 푼도 받지 못하는 곳도 있습니다. 그동안 이들 협회장들과 정기 모임을 통해 소외된 장애인들의 목소리를 모아야 한다는 공감대가 이번에 형성된 것이죠."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10%가 선천적 혹은 후천적 장애를 갖고 있지만 이들을 위한 문화공간은 아직 턱없이 부족한 형편이다.

김 회장은 2006년 서울지체장애인협회에서 장애인 문화복지사업을 한 경력이 있으며 2008년 대구장애인문화협회장을 역임하면서 장애인 문화운동을 본격화하고 있다.

"대구는 보수 성향이 강해서 장애인 권익보호에 난관이 많습니다. 기존 대형 단체의 눈치를 보거나 이들에게 예산편중이 심한 편이죠. 따라서 이번 연합회의 출범을 계기로 보다 투명하고 공정하게 예산을 집행하고 교류를 확대해 2만여 회원들에게 골고루 혜택이 돌아가게 하는 것이 우리들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비장애인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는 당연시되어야 한다는 김 회장은 11년 전 예기치 않은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못 쓰게 됐다. 이후 5년간의 재활기간 동안 죽음마저 생각했던 그는 같은 중증장애인들의 애환을 옆에서 보면서 이들을 위한 복지사업에 관심을 갖게 됐고, 지난해부터 장애인들을 위한 관광 사업을 주도해왔다.

"때마침 올해 초 장애인관광 사업이 보건복지부 예산을 지원받게 됨에 따라 사업에 탄력을 받게 됐습니다. 올 4월부터 월 한 차례씩 지금까지 11차 여행을 통해 1천여 명의 장애인들이 여행에 참여하면서 삶의 활력소를 얻게 됐습니다."

1인당 12만5천~14만원의 지원금에 개인부담 1만2천500~2만5천원을 내야 하는 1박2일의 여행도 개인부담금이 없어 여행을 못 가는 사람들을 위해 김 회장은 사비를 들여 많은 장애인들이 나들이에 나서도록 주선했다.

평생 방안에 누워 있기만 했던 40대의 한 여성장애인은 생전 처음 본 바다를 보고 하염없이 눈물을 흘려 동반한 많은 봉사자들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었고, 주위 도움 없이는 옴짝달싹 할 수 없는 뇌성마비장애인은 특히 즐거워했다.

"많게는 500여 명의 장애인과 봉사자들을 13대의 버스로 인솔하다 보면 안전에 대한 우려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무사히 여행을 마치고 돌아왔을 땐 뿌듯한 마음을 감출 수가 없어요."

하지만 현재 장애인 여행 사업은 전단지와 포스터, 우편물 발송 등을 통해 홍보하고 있으나 여행에 참가하려면 주민자치센터나 구청 등에 미리 신청해야 하기 때문에 일부 장애인들은 혜택을 못 보기도 한다.

"대구시 전체 장애인들에게 제대로 된 복지문화를 이루는 게 대구시장애인연합회의 취지인 만큼 앞으로는 연합회를 중심으로 봉사활동 확대를 위한 기금마련과 아직 혜택을 받지 못하는 지역과 시설 등을 찾아 위문하는 등 새로운 장애인복지패러다임 개발에 힘쓸 작정입니다."

우문기기자 pody2@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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