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채널] EBS 일요시네마 '불의 전차' 11일 오후 2시 30분

1924년, 유태인 고리대금업자의 아들로 태어나 명문 케임브리지에 입학한 해럴드 에이브러햄스는 타고난 단거리주자로 제8회 파리올림픽 영국대표로 선발된다. 유태인이기에 당해야 했던 차별과 멸시를 극복하기 위해 오로지 승부에만 집착하던 해럴드는 육상계의 전설적인 인물로 알려진 샘 무사비니 코치를 영입해 개인훈련에 몰두하는데, 이 또한 아마추어정신을 강조하는 학교 당국의 정책에 어긋나 마찰이 일어난다. 한편 스코틀랜드의 선교사 에릭 리델 역시 피나는 노력과 뛰어난 기량으로 올림픽대표가 된다. 하지만 100m 예선이 일요일로 예정되자 안식일에 경기를 할 수 없다며 출전을 포기하기에 이른다. 동료선수이자 해럴드의 친구인 앤디의 양보로 다른 날 열리는 400m 경기에 출전하게 된 에릭 리델과, 100m에 출전한 해럴드 에이브러햄스는 나란히 감동적인 금메달을 따내며 영국 육상 역사의 영웅으로 기록된다.

유태인이라는 차별을 딛고 일어서기 위해 달리기를 선택한 해럴드 에이브러햄스, 신의 영광을 위해 달리는 스코틀랜드 선교사 에릭 리델의 인생 역정과 인간 승리의 드라마다. 각기 판이하게 다른 환경에 처한 두 사람이지만 달리기를 통해 자신에게 주어진 역경을 극복하고 목표를 성취한다는 공통점이 있다.

아카데미 작품상을 수상한 '불의 전차'는 1924년 파리올림픽에 출전한 두 영국 선수의 실화를 바탕으로 제작됐다. 휴 허드슨은 이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 데뷔했지만 이야기의 속도를 능수능란하게 조절하며 영화의 주제를 효과적으로 전달했다. 또한 올림픽 경주 장면의 슬로모션과 프리즈프레임(정지 화면) 등의 촬영기술은 반젤리스의 음악과 어우러져 극적인 감동을 선사한다. 제작자인 데이비트 퍼트냄은 '킬링필드' '미션' 같은 대작을 만들기도 했다. 아카데미상 7개 부문 후보에 올라 작품상, 각본상, 의상상, 작곡상, 4개 부문에서 수상했다. 러닝타임 120분.

이대현기자 sk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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