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승엽 "100타점 넘는게 목표…홈런·타율은 그 다음 문제"

경산볼파크서 자율 훈련 시작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이승엽이 13일 경산볼파크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친정팀 삼성 라이온즈에 복귀한 이승엽이 13일 경산볼파크에서 배팅 훈련을 하고 있다. 우태욱기자 woo@msnet.co.kr

이승엽이 8년 만에 파란 사자 점퍼를 다시 입었다.

13일 경산볼파크에서 내년 시즌 담금질에 들어간 이승엽은 "복귀 첫해 목표는 100타점 돌파"라고 말했다.

경산볼파크는 이승엽을 국민타자로 성장시킨 곳. 이승엽은 1995년 이곳에서 겨우내 구슬땀을 흘리며 미래를 준비했다. 일본 진출 후엔 2007년 모친상을 당한 뒤 2주간 볼파크서 훈련하며 시련을 극복했고, 지난해 말 오릭스로 팀을 옮긴 뒤 삼성의 양해를 얻어 재기를 다짐했다. 그러나 당시는 이방인이었다. 이승엽은 "그때는 다른 팀 선수였기에 죄송한 마음으로 운동했다. 하지만 오늘은 당당하게, 그리고 마음 편하게 운동할 수 있게 돼 매우 좋다"고 말했다.

이날 자율 훈련을 시작한 이승엽은 21일까지 경산 스케줄을 소화한 뒤 크리스마스를 보낸 26일부터 다시 훈련을 재개할 계획이다.

지난달 4일 일본에서 귀국해 용인의 삼성트레이닝센터(STC)에서 어깨 재활훈련을 한 이승엽은 "많이 쉰 탓에 왼쪽 어깨가 좋지 않지만 특별히 아픈 곳은 없다. 떨어진 스피드는 운동으로 극복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운동장을 돌며 가볍게 몸을 푼 이승엽은 스트레칭 후 가벼운 웨이트 트레이닝으로 첫 일정을 마쳤다. 본격적인 훈련 시작이라기보다 복귀 신고식을 하듯 옛 추억이 깃든 훈련장 곳곳을 살폈다.

"아~ 좋다."

이승엽은 외로웠던 지난 8년간의 일본생활을 털어내려는 듯 내내 감탄사를 연발하며 웃음을 멈추지 않았다.

"예전 같으면 1월 말에 일본에 가야 해 지인들과의 좀 더 많은 시간을 가지려 밤늦게 집에 돌아갔는데, 이젠 그런 걱정이 없게 됐다. 통역에 집 등 모든 것이 다 갖춰져 있지만 일본 생활은 늘 외로웠다. 미국서 17년간을 버틴 (박)찬호 형은 마치 신(神)의 경지에 이른 것 같다. 그만큼 외국생활은 힘들다."

돌아온 첫해, 이승엽은 팀이 내년에도 우승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개인보다는 팀을 위해 뛰겠다는 뜻을 분명히 밝힌 이승엽은 "윤석민(KIA), 류현진(한화), 김광현(SK) 등 좋은 투수들이 많아 철저하게 준비해야 할 것 같다. 일단 주자를 불러들이는 역할에 충실하겠다. 100타점을 넘는 게 목표다. 홈런과 타율은 그다음에 신경 쓰겠다"며 "호쾌한 타격으로 팬들에게 웃음과 감동을 주며 스트레스를 날려버릴 수 있도록 해 '돌아오길 잘했다. 변한 게 없구나'라는 말을 듣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화로 복귀한 김태균과의 홈런 레이스에 대해서는 "경쟁하기엔 시기가 지난 것 같다. 팀 후배인 최형우에게 맡기겠다"고 했다. 또 그는 해외파 특별법을 통해 내년 시즌 그라운드에서 만나게 된 박찬호(38)와의 대결도 기대했다. 전훈 캠프에서 열린 자체 평가전을 통해 박찬호와 맞붙었던 이야기를 꺼낸 이승엽은 "그땐 찬호 형에게 안타를 하나도 못 쳤다. 시즌 후반쯤 2군에서 승격된 선수들이 찬호 형의 구위가 아주 좋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전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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