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대전-광주…내년 프로야구 '新삼국지'

내년 프로야구는 '대구-대전-광주'의 내륙 3개 지역 라이벌전이 그라운드를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한솥밥을 먹은 류중일(삼성)'한대화(한화)'선동열(KIA) 등 삼성 코칭 스태프 출신 3명의 감독이 펼칠 지략대결에다 일본 무대서 U턴한 이승엽(삼성), 김태균'박찬호(한화), 이범호(KIA)의 자존심을 건 경쟁구도가 묘하게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한대화, 선동열 감독은 2009년 시즌 때만 해도 똑같은 푸른 사자 유니폼을 입었다. 2005년 선 감독이 삼성 사령탑에 취임했을 때 한 감독은 수석, 류 감독은 주루'작전 코치로 뭉쳐 2009년 9월 한 감독이 한화로 둥지를 옮길 때까지 한솥밥을 먹었다. 지난해 말 류 감독은 갑작스럽게 사령탑에서 물러난 선 감독의 지휘봉을 넘겨받았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난 뒤 선 감독이 KIA 사령탑에 오르며 한집안 세 감독의 불꽃 튀는 지략 대결 구도가 완성됐다.

류 감독과 선 감독은 대구와 광주를 대표하는 프랜차이즈 스타로, 그라운드서 전통의 영'호남 맞수 매치업에 나서게 됐다. 선 감독은 계약기간 4년을 남기고 중도 퇴진시킨 삼성에 복수의 칼을 갈고 있고, 부임 첫해 3관왕의 위업을 달성한 류 감독은 선 감독을 넘어서 진정한 명장 반열 진입을 노린다. 한 감독은 올 시즌 류 감독이 이끈 삼성과 상대전적서 10승9패로 유일하게 앞섰다. 나란히 한 곳을 바라보던 세 감독이 내년엔 적장으로 서로 마주 보며 칼을 겨누게 됐다.

U턴파들의 자존심 경쟁도 흥미롭다. 일본 야구를 경험한 이승엽'박찬호'김태균이 올겨울, 삼성과 한화 등 각자의 고향팀으로 돌아왔다. 이범호는 이들보다 1년 앞서 KIA에 둥지를 튼 뒤 일본서 제대로 펼쳐보지 못한 대결을 기다려왔다.

이승엽과 박찬호의 맞대결은 그야말로 빅매치다. 둘은 올해 일본 오릭스에서 함께 뛰었다.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둘은 '코리안 특급'으로, 홈런왕 '라이언킹'으로 투'타를 대표했던 선수다. 전성기를 지났다는 평가지만, 두 선수가 한 그라운드서 서로를 향해 서 있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흥밋거리다. 둘은 오릭스서 연습경기 때 맞대결을 가졌지만, 승패를 둔 진검승부는 처음이다.

이승엽과 김태균의 거포 대결도 가슴을 설레게 한다. 둘은 지난 2년간 일본에서 같이 뛰었지만 부상과 2군행 등으로 진짜 승부는 이뤄지지 않았다. 국내에서는 3시즌(2001~2003년)을 함께했지만 당시 김태균은 최고타자 반열에 오른 이승엽의 경쟁 상대가 되지 못했다. 2008년 홈런왕에 올랐지만 이승엽은 일본에 가고 없었다.

삼성과 KIA의 영'호남 라이벌전은 내년 4월 10~12일 광주서 이뤄진다. 이승엽과 박찬호의 대결은 같은 달 20~22일 대전에서 열리는 삼성과 한화의 시즌 첫 대결서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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