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생활수급자인 팔순의 홀몸노인이 폐지를 모아 마련한 돈 2천300만원을 6년 동안 불우이웃돕기 성금으로 기탁해 화제다.
문경시 점촌1동에 사는 윤동녀(81) 할머니는 자식이 없다. 몸도 성치 않고 고령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돌봐주는 사람이 없어 지난 1978년부터 34년째 기초생활수급자로 살고 있다.
그런 할머니가 2006년부터 매일 문경시내를 돌며 신문과 종이박스, 빈병 등을 수집해 판 돈을 자신을 위해 쓰지 않고 매년 어려운 이웃을 위해 써달라며 내놓고 있는 것이다.
할머니는 이달 16일 지난해와 같은 성금 500만원을 문경시에 기탁했다. 시는 최근 6년간 할머니가 기탁한 돈이 2천300만원이 넘는다고 밝혔다.
얼마나 폐지를 모아야 2천300만원이 될까? 현재 폐지 1㎏을 고물상에 갖다주면 받는 돈이 150원이다. 150t 이상을 수집해야 이 돈이 된다. 할머니는 결국 하루 100㎏ 이상의 폐지를 이웃을 위해 주운 것이다. 고령의 몸 상태를 감안하면 정말 힘든 일이고 소중한 돈이 아닐 수 없다.
할머니는 평소에도 선행을 많이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단칸방에 살고 있는 자신은 연료비가 아까워 전기장판에 의지해 겨울을 나고 있으면서 인근 경로당에 난방비를 지원하고 있다. 또 이웃을 위해 동사무소 민원실에 고급 사탕을 몇 년째 대고 있다.
본인도 가끔 병원 신세를 질 만큼 건강이 좋지 않은 할머니는 폐지를 줍는 데 사용하는 헌 유모차가 유일한 친구다. 폐지 외 수입이라고 해봐야 정부로부터 받는 기초생활지원금 등을 포함해 매달 43만원 정도다.
윤장식 점촌1동장은 "할머니가 모은 폐지가 관내 새마을지도자 수십여 명이 모은 것보다 훨씬 많다"며 "연세가 있는지라 이제부터는 건강을 챙기셔야 하는데 매일 새벽 일찍 일어나 폐지 줍는 일을 중단하지 않아 걱정이다"고 했다.
윤 할머니는 "나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내가 좋아서 하는 일이다"면서 "이 일을 중단할 수 없다"고 했다.
문경'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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