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내 마음의 책] 마오쩌뚱 쭉기전 응급상황에서도 읽던 '교과서'

마오의 독서생활/공위즈 등 지음/ 조경희 옮김/ 글항아리 펴냄

1976년 8월 26일 마오쩌둥은 '용재수필'(容齋隋筆)을 구해달라고 요구했다. 그리고 그해 9월 8일 오전 5시50분 의사가 응급처치를 하는 상황에서 7분간 이 책을 읽다가 숨을 거뒀다. 마오는 왜 이리 책을 목숨처럼 아끼고 탐독했을까? 젊은 시절 마오는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학문이 있으면 산 위에 서 있는 것처럼 멀리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학문이 없으면 어두운 도랑을 걷는 것처럼 더듬어낼 수도 없으며 사람을 몹시 고생스럽게 할 것이다."

그리고 옌안의 한 연설에서는 이렇게 말했다.

"나이가 들어서도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내가 다시 10년을 더 살고 죽는다면 9년 365일을 배울 것입니다."

우리에게 때로는 부정적으로, 때로는 긍정적으로 다가오는 마오는 어쨌든 현대 중국을 건설한 사람이다. 현재 세계의 중심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은 마오가 처음 만든 그것과 많이 달라졌지만, 중국인들은 여전히 자신들의 국가를 마오의 작품으로 여기고 있다. 마오가 국민의 뇌리에 깊이 각인시키고 공유한 시대정신, 이른바 국시는 '사람은 배워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는 평생을 공부했고, 공부한 것을 현실로 옮겼으며, 혼자만 공부하지 않고 함께 공부하길 강력하게 권했다.

이 책은 1986년 출간되어 판을 거듭하면서 상당한 권위를 가진 마오 참고서가 됐다. 저자들은 마오와 평생을 함께한 동지와 비서, 도서실 관리자, 영어교사 등 8명의 측근들이다.

마오의 독서생활에는 우리의 관심을 끄는 몇 가지가 있다. 우선 24사 경전류를 비롯해 고전문학, 각 성의 지방지까지 고문(古文)을 직접 대면하여 읽고 해석하고 전문가들과 토론했다는 것을 들 수 있다. 독서범위가 굉장히 넓었다는 점도 특징적이다. 사회과학에서 자연과학까지, 마르크스'레닌주의 저작에서 서구 인문사회과학 저작들, 고대에서 근대까지, 중국에서 외국까지, 철학, 경제학, 정치, 군사, 문학, 역사, 지리, 논리학, 미학 등을 섭렵했다. 기독교의 '성경'도 읽었다. 그리고 "대중을 다루어야 하는 우리가 종교를 이해하지 못한다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늘 의심의 눈초리로 저술가와 대결했으며, 이해하지 못했거나 의혹이 가는 부분은 표시해뒀다가, 나중에 다시 읽을 때 반드시 의문을 풀었다. 사전류와 세계지도 등 참고도서를 매우 중시했다는 것도 일반인의 시각에서 볼 때 이색적이다.

의심이 들만도 하다. "마오는 수많은 국가대사를 관장해야 하는데, 그렇게 많은 책을 볼 시간이 어디서 생겨났을까?"

저자들은 마오의 업무 효율이나 독서 효율이 매우 높았다는 점을 강조한다. 남다른 정력과 놀랄 만한 기억력을 가지고 있는 마오는 탄단한 기초지식과 풍부한 실천 경험 때문에 빠르게 읽고 오래 기억하며 깊이 이해했다.

중국을 잘 이해하는 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가 해내야 할 당면과제처럼 인식되고 있다. 마오쩌둥이라는 한 사람의 인생역정에 중국 현대사가 집약되어 있다. 384쪽, 1만8천원.

석민기자 sukmi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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