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섬유업계 '이란 불똥 튈라' 초긴장

미국 수출 제재 장기화땐 거래선 中에 빼앗길 수도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해 중동에 수출하는 지역섬유업체들이 현지 바이어의 주문량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이달 19일 대구 서구의 한 섬유업체 직원이 중동에 수출할 원단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미국의 이란 제재로 인해 중동에 수출하는 지역섬유업체들이 현지 바이어의 주문량이 줄어들까 걱정하고 있다. 이달 19일 대구 서구의 한 섬유업체 직원이 중동에 수출할 원단을 정리하고 있다. 김태형기자 thkim21@msnet.co.kr

미국의 대이란 수출 제재로 대구경북지역 섬유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이란 지역 섬유 수출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데다 이란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중국 등으로 수출 물량이 넘어갈 가능성이 높은 탓이다.

한국섬유개발연구원(이하 섬개연)에 따르면 대구경북지역 섬유류의 대이란 수출 금액은 섬유산업이 살아나던 2009년부터 뚜렷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09년 2천794만달러였던 수출금액은 2010년 3천559만달러로 증가했다. 지난해 11월 기준 이란 수출금액은 5천649만달러로 전년도에 비해 58.7%나 증가했다. 특히 대구의 경우 2010년에 비해 수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났다.(표 참조)

업계는 한류 열풍과 유럽 기업들의 현지 철수 등이 지역 섬유 수출 증가 요인으로 파악하고 있다. 하지만 수출 증가에도 불구하고 미국의 제재조치로 인해 지역 섬유업계는 증가세가 주춤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한 지역의 섬유업체 대표는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지만 미국의 압박 등으로 현지 화폐 가치가 하락하고 있다"며 "이란은 최소한 필요한 물품들만 수입하는 방향으로 전환했다"고 설명했다. 일부 수출업체는 이란 측에서 단가를 낮춰달라는 요구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두바이를 거쳐 이란으로 차도르를 수출하는 신화섬유공업의 경우 직수출이 아니지만 이란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이재규 상무는 "두바이로 수출하는 물품의 70~80%가 이란으로 들어간다"며 "단기적으로는 매출에 영향이 없지만 장기화될 경우 대책이 필요할 것이다"고 말했다.

섬개연 박호생 이사장은 "이란뿐 아니라 중동지역에서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민주화 운동 등의 사태로 인해 지역 섬유의 중동 수출이 위축되고 있다"며 "특히 지역 제품을 수입해 이란으로 수출하는 중동지역 바이어들이 주문량을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섬유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미국 제재조치를 따르지 않으면서 위안화 결제 계좌 없이도 이란 기업들과 자유롭게 거래를 하고 있다"며 "안정적인 이란 수출길을 찾아내야 중동 지역의 수출길을 열 수 있다"고 말했다.

노경석기자 nks@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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