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장님이 대기발령이라니, 갑자기 어떻게 된 겁니까?" "인사가 난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어찌된 영문인지 저희도 모르겠어요."
6일 오전 경북경찰청과 영주경찰서는 분주했다. 지난해 12월 19일자로 영주경찰서장으로 발령받았던 임정섭 총경이 두 달도 지나지 않은 6일자로 경북경찰청으로 대기발령을 받고, 김우락 경북경찰청 홍보담당관이 이날 영주경찰서장으로 발령났기 때문이다.
임 총경이 대기발령으로 영주서장에서 물러나게 된 것은 현재 강원경찰청의 조사를 받고 있는 피의자 A씨가 지난 2008년 당시 마약수사 과정에서 평소 알고 지내던 임 총경에게 수사와 관련해 청탁을 했다는 진술을 했기 때문이다.
2008년 당시 경찰은 연예인 마약 사용을 대대적으로 단속하는 과정에서 당시 서울에서 연예기획사와 여행사를 운영하던 A씨를 마약 제공과 관련한 혐의로 구속했다. 이때 A씨는 당시 14년 동안 알고 지내며 막역한 사이였던 임 총경에게 '억울하다'며 수사를 제대로 해달라고 부탁했다는 것.
임 총경은 6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오랜 세월 형제처럼 가깝게 지낸데다 A씨의 아버지 역시 경찰 출신이었기 때문에 소환을 피하지 말고 제대로 수사를 받아라고 조언했다"며 "정말 잘못한 것이 없다면 억울할 수 있으니 해명의 기회를 주어야 한다고 생각해 '사실대로만 수사해 달라'고 경찰에 부탁을 했다"고 주장했다.
임 총경은 지난해 7월부터 지금까지 8개월에 걸쳐 A씨에 대한 청탁 의혹과 관련해 강원경찰청에서 참고인 조사를 받았다. 경찰은 임 총경에 대한 은행 계좌추적 등을 통해 수사를 벌였지만 A씨와의 대가성 금품수수는 확인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경북경찰청 관계자는 "지난해 1월 경찰이 연루된 함바 비리가 터지면서 경찰청은 '수사 중인 사건에 대해선 당사자가 아닌 이상 경찰관이 개인적으로 직접 문의하지 말고 반드시 청문감사실을 거치는 절차를 지켜라'는 내용의 지침을 내렸다"며 "경찰청은 이 때문에 임 총경에 대해 4년 전의 행위임에도 불구하고 부적절했다고 판단해 대기발령 조치를 내렸다"고 밝혔다.
임 총경은 기자와의 통화에서 "혐의가 없어서 수사가 잘 마무리될 줄 알고 큰 걱정을 하지 않고 있던 터라 당황스럽다"며 "법적인 잘못이 없다고 해도 오해를 살 만한 행동을 했다는 점에서 전적으로 나의 잘못이다"고 말했다.
영주'마경대기자 kdma@msnet.co.kr
서광호기자 kozmo@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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