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한준희의 교육 느낌표] 당신은 스토리다

세상의 정치가들과 혁명가들이 세상을 바꾸어 놓는다고 말을 하지만 그 세상에 사는 사람들의 마음에, 영혼에, 인생에 조금씩 스며들어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은 크리에이터들이다. 그들은 이야기를 만들어낸다. 하루를, 일주일을, 혹은 누군가의 인생을 행복하게 만들어준다. 그들은 곳곳에 살고 있다. 그들의 직업 또한 다양하다. 공무원이기도 하고, 의사이기도 하고, 동네 분식집의 주인이기도 하고, 과학자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마음을 행복하게 만드는 일을 하고 있다면, 그는 이미 창조적 작업가다. 그들이 바로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들이고, 세상을 행복하게 만들면서 스스로의 삶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들이다. (서영아의 '당신은 스토리다' 중에서)

진실로 행복한 사람은 누구일까? 겉으로 행복해 보이는 사람도 알고 보면 끊임없이 불행을 탄식하는 사람일 수 있다. 진정 행복한 사람은 자신이 세상을 기획하고 주도하는 사람이다. 세상을 기획한다는 것은 거창한 것이 아니다. 행복한 사람에게 있어 세상이란 바로 자기 자신이기 때문이다. 살아간다는 것은 길을 걷는 것과 같다. 우리는 걸어가면서 이야기를 만든다. 그 이야기가 바로 드라마이고 뮤지컬이다. 정치가나 혁명가만이 세상을 바꿀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사람들의 마음 속에 들어가 그들을 행복하게 만드는 사람들이 세상을 바꾼다. 다른 사람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행복한 사람은 자신만의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결국, 그건 바로 이 글을 읽는 당신이다.

자연과학의 발전으로 사람들은 매우 편리해졌다. 이제는 기계가 오히려 사람을 지배한다. 현재 나도 펜이 아니라 컴퓨터 자판으로 글자를 두드리고 있다. 하지만 기계는 사람을 편리하게 할 수는 있어도 감동을 줄 수는 없다. 그 한계는 자명하다. 결국 우리는 사람들 사이에서 살아가기 때문이다. 많은 미래학자들이 말한 것처럼 이제 세상은 감성의 시대로 회귀할 것이다. 단순히 놀라는 현상으로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는 없다. 워낙 놀라는 일들이 많아 사람들은 거기에 이미 익숙하다. 놀람은 놀람으로 그친다. 나아가 부러움으로 나타날 수도 있다. 거기에는 필연적으로 경쟁이 내재되어 있다. 행복을 부러워하는 마음이 행복할 수는 없다. 상대적인 결핍은 불행으로 가는 지름길이다. 결국 길은 하나다. 함께 행복할 수 있는 길. 사실 그 길은 공감에서 출발한다.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사람은 결국 감동을 주는 스토리를 만드는 사람이다.

스토리에는 반드시 마음이 전제되어야 한다. 마음과 마음이 만나는 스토리, 이른바 진정성을 지닌 스토리만이 다른 사람의 공감을 유도할 수 있다. 스토리의 힘은 진정성에서 나온다. 내가 타인의 진정성을 느끼는 순간에는 반드시 타인의 마음에 접속한다. 그 접속은 따뜻한 체온을 공유하는 것과 같다. 거기에서 사람은 편안함과 더불어 행복을 느낀다. 생각의 공유에서 주어지는 편안함은 최고의 행복이다. 생각의 공유라는 것이 반드시 같은 생각을 의미하지 않는다. 서로 다른 생각도 충분히 공유할 수 있다. 바로 거기에서 철학이 의미를 지닌다. 생각의 공유는 우리가 걸어가는 길의 궁극적인 도착지점이다.

삶의 방식은 모두 다르다. 당연하게도 내 삶이 이미 하나의 스토리이고 그 스토리는 날마다 달라진다. 그 무엇으로 인해 내가 행복할 수 있었다면 타인도 충분히 행복할 가능성이 많다.우리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 될 필요충분조건을 갖추고 있다. 지금 바로 접속하라, 횡단하라, 그리고 생산하라. 그리고 그 과정과 결과를 공유하며 공감하라.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 길은 걸어가는 사람들에게만 존재하는 것이니까. 내가 지금 행복을 위한 스토리를 창조한다면 그것보다 행복한 일이 어디 있겠는가. 그것으로 타인들도 행복할 테니까. 당신은 바로 스토리 그 자체이다.

한준희 대구시교육청 장학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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