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의 할아버지가 20년 넘게 매일 에어로빅을 해 '젊은 오빠'로 통할 만큼 인생을 즐겁게 살면서 생활의 활력를 찾고 있다.
주인공은 강위특(80'경산시 상방동) 씨. 강 씨는 영하의 날씨가 계속되는 요즘도 30∼50대 여성 회원들이 가득한 경산 서부동의 한 에어로빅 학원을 찾는 '청일점' 회원이다. 강 씨는 경쾌하고 신나는 음악에 맞춰 현란한 스텝을 밟으면서 춤을 추거나 유연성을 자랑한다. 아줌마 회원들 사이에서는 '에어로빅계 젊은 오빠'로 불리면서 인기 만점이다.
강 씨가 에어로빅을 시작한 것은 50대 후반이던 1990년부터이다. 대구 동부정류장 근처에서 서예원을 운영하던 그는 낮 시간대에는 운동할 시간이 없었다. 그래서 매일 새벽 동촌 금호강변으로 조깅을 하러 갔다. 때마침 대구시 동구청에서 생활체육 보급의 일환으로 하는 에어로빅 강습을 처음 접하게 된 것이다.
"당시 금호강변에서 에어로빅을 하는 사람들은 다 여성들이었고 남자는 나 혼자뿐이었습니다. 처음에는 쑥쓰러워 뒷줄에서 에어로빅 흉내만 냈어요. 하루 이틀 계속하다 보니 신바람 나고 재미가 있었습니다. 당당하게 앞줄에서 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감이 생겼어요. 특히 당뇨 혈당 수치가 낮아지고 건강해지니 에어로빅의 매력에 푹 빠질 수밖에 없었습니다."
강 씨는 꾸준히 연습을 해 젊은 여성 20, 30명과 함께한 팀을 이뤄 각종 에어로빅대회에 출전했다. 그때마다 청일점이었지만 포지션은 항상 맨 앞줄 가운데일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았다. 대회에 참가한 많은 여성들은 강 씨가 적지 않은 나이의 남성이라는 점에 놀라고 출중한 실력에 다시 한 번 놀랐다.
강 씨는 2000년 대구에서 경산으로 이사를 한 후에도 에어로빅을 계속했다. 동우회 회원들을 모집해 경산 서부초교와 정평초교에서 에어로빅을 하면서 동우회장을 맡았다.
매일 오전 5시면 어김없이 기상하는 그는 집 주변 텃밭에 올라 채소에 물을 주는 등 가벼운 일을 한 후 겨울철을 제외하고는 남천변으로 이동해 에어로빅으로 건강을 다진다. 경산에서도 여러 에어로빅대회에 출전해 입상을 했다. 겨울철인 요즘은 에어로빅 학원에서 아줌마들과 함께 구슬땀을 흘린다. 또 병원 입원환자 등을 위해 서예를 가르치거나 노인복지관에서 요가와 벨리댄스 등을 배우고 있다.
그는 40대 초반부터 서예를 배우기 시작해 30여년 동안 서예원을 운영했다. 서예작가로 한국서협경산지부 명예회장과 각종 서예전 심사위원 등을 역임한 그는 몇 년 전부터는 병원 환우 등을 위해 서예를 지도한다. 에어로빅을 했기 때문에 손이 떨리지 않는다고 했다.
강 씨는 평소 심장이 약하고 혈압이 높아 지난해 75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난 아내와 함께 에어로빅을 할 수 없었던 것이 아쉽다고 했다.
"올해로 22년째 에어로빅을 하면서 당뇨병을 고치고 잔병치레를 하지 않았습니다. 항상 몸이 가뿐하고 지금도 허리가 꼿꼿하고 돋보기 없이 신문을 읽을 수 있는 것은 다 에어로빅을 했기 때문입니다. 에어로빅은 내 인생의 전부이자 삶의 활력소입니다. 앞으로 죽을 때까지 에어로빅을 계속하면서 즐겁고 건강하고 보람있게 살겠습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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