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매일춘추] 기본과 원칙 그리고 평생감사

요리사는 새로운 맛을 만들어 내는 사람이 아니라, 재료가 가지고 있는 본연의 맛과 향을 잘 끄집어 내는 사람이다. 재료를 잘 이해하고 최고 상태를 선별할 줄 알며, 재료가 가진 자연의 맛을 가장 잘 음미할 줄 아는 것이 바로 요리사의 실력이다. 나아가 각 재료가 가진 맛의 조화를 잘 이루어 내는 것이다. 이때 부수적으로 거기에 맞는 양념, 향신료 등 적절하게 사용하는 센스가 뒤따른다. 마치 합창단을 지휘하는 지휘자의 모습이 연상된다.

요리 재료에 대한 이해, 그리고 소금, 간장을 비롯한 양념의 이해가 요리의 기본이 되어야 한다. 양념과 향신료를 위주로 새로운 스타일의 요리를 추구하는 요리사는 과한 화장으로 청순하고 자연스러운 미인 얼굴을 가리는 것과도 같다.

얼마 전 도쿄 키지조지에서 양갱가게를 60년 이상 운영해 온 오너셰프가 쓴 '1평의 기적'이라는 책을 읽었다. 그는 재료가 가진 본연의 맛을 최고로 잘 끄집어 내기 위해 60년간 노력하고 있고, 앞으로도 계속 노력해야 할 숙제라고 하였다. 1평의 가게에서 양갱과 모나카 두 가지 상품을 팔면서 연매출 40억원을 올리는 일은 기적이 아니라, 기본과 원칙을 지켜가는 부단한 노력이었다. 하루 150개만 파는 규칙 때문에 새벽부터 양갱을 사기 위해 일본 전국에서 온 손님들이 줄을 선다. 따라서 직원이라도 단 한 개의 양갱을 사기 위해서 손님과 똑같이 줄을 서야 하는 원칙은 대를 물려서 지켜오고 있다.

높게만 쌓아 올리는 것이 아니라 사소한 것을 지켜내며 차곡차곡 다져가는 힘, 그것이 바로 성공의 열쇠이다. 식당을 돌아보면 기본과 원칙을 어기는 행동을 참으로 많이 하고 있다. 즉석에서 튀겨내면 기본 이상의 바삭함과 고소한 맛을 낼 수 있는데도, 고급 일식당조차도 미리 튀겨놓아 맛이 없는 튀김을 산더미처럼 쌓아 두고 손님상에 내고 있다. 끓는 물에 바로 삶아서 즉시 찬물에 헹구어 내면 쫄깃한 식감으로 맛있는 국수와 우동을 몇 시간 전에 미리 삶아 푹 퍼지게 해둔다.

기본을 지키는 것, 정한 원칙을 고수해 나가는 것, 이것이 바로 장사, 사업, 인생의 가장 중요한 모토이다. 바닥에서부터 성공한 CEO들, 세계적으로 유명하고 성공한 대가들의 중심에는 그들이 꼭 지켜내야 하는 원칙을 정하고, 한평생 그것을 위해 절대적으로 노력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필자는 매일, 매순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는 것을 삶의 원칙으로 하고 있다. 매일 감사하는 마음을 먹기가 쉽지만은 않지만 감사한 마음을 통해서 행복한 마음을 느끼게 된다. 매일춘추를 쓰는 두 달간 필자의 칼럼을 재미있게 읽어주고, 스크랩까지 해 주신 독자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전 문 양(푸드 컨설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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