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경북대 음악과 교수 임용 잡음…학생들 문제 제기

2명에 점수 몰아줘 합격설…학과장은 항의 사의

경북대 음악학과의 교수 임용에 특정인을 채용하기 위한 담합 의혹이 일면서 갈등이 불거지고 있다.

최근 교수 임용 심사위원장을 맡았던 음악학과장이 심사결과를 놓고 대학본부 측과 마찰을 빚다가 학과장직에서 사임했고 경북대 음악학과 졸업생들은 심사결과에 의혹을 제기하면서 서명운동에 나섰다.

경북대는 28일 교수채용 인사위원회를 열고 음악학과 피아노 전공과 작곡 전공 등 교수 2명에 대한 신규 임용을 결정했다. 이번 임용시험에서 피아노 전공과 작곡 전공은 각각 47명, 17명이 지원했는데 총 3단계 심사를 거쳐 최종 합격자가 결정됐다.

경북대 음악학과 졸업생들은 이번 교수 임용 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 간의 '점수 담합'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총 9명의 심사위원 중 타 대학 등 외부 심사위원들이 참여하는 1, 2차 심사와 달리 지난해 12월 말 열린 3차 실기심사는 경북대 음악학과 교수들로만 진행됐다.

졸업생 등은 이들 심사위원 9명 중 일부가 '특수관계'에 있는 특정 지원자에게 점수를 몰아줬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들은 "최종 임용이 결정된 2명의 지원자는 특정 심사위원과 대학 사제 간이거나 선후배 간이었다. 이 때문에 타 대학 출신의 더 실력 있는 후보자가 탈락했다"며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음악대학 내부에서도 이번 교수임용 결과에 대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음악학과 측은 학과회의에서 심사결과와 절차상 하자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면서 올해 1월 초 단과대학 공채심사위원회 개최를 요구했고, 이어 대학본부의 교수공채조정위원회에도 심의를 요청했다.

음악학과 일부 교수들은 "9명 심사위원들의 개별 심사 결과를 합산한 총괄점수표를 보면 일부 심사위원들이 특정 지원자에게 점수를 몰아준 것으로 의심이 된다"고 전했다.

하지만 대학본부 측이 심사가 공정했다며 의혹을 일축하면서 최종 합격자를 발표하자 해당 학과장은 임기 5개월여를 앞두고 지난달 중순 학과장직 사표를 냈다.

경북대 본부는 이런 주장이 전혀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이다. 대학본부 측은 "예술의 특성상 보는 각도에 따라 주관적 평가가 나올 수 있다. 총괄점수표를 봐도 이번 음악대학 교수 임용과정에서 일부 심사위원들 간에 담합이 있었다고 볼 수 없고, 의혹을 주장하는 측에서도 심증만 가지고 음해성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고 반박하고 있다.

최병고기자 cb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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