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칠 것 같아 가봤다/김승근 지음/솔트커뮤니케이션즈 펴냄
남미의 전설이 그대로 담긴 안데스를 테마로 한 여행 에세이다. 이 책은 국내에서 보기 드문 안데스 여행기이면서 기존 여행서적과 다른 면모를 보여준다.
안데스는 누구나 한 번쯤 꿈꾸는 여행지. 하지만 그곳은 가는 데에만 꼬박 이틀이 걸릴 정도로 한국에서 가장 먼 나라다. 옛것과 새것이 공존하지만 그 어울림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백인과 원주민, 그들의 혼혈인 메스티조와 물라토 모두가 하나의 화음을 내면서 살아가는 곳이다.
저자는 여행지에서 사랑을 기대하며, 그리고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기대하며 과감히 사표를 던지고 안데스로 떠난다. 하지만 한국을 떠난지 열흘만에 칠레 한 산골에서 고가의 노트북과 카메라 렌즈를 도난당하는 일에서부터 페루 마추픽추에 갔다가 폭우로 갇힌 일까지, 살면서 한 번도 겪어보지 못할 수 있는 일들이 펼쳐진다. 바람잘 날 없었던 90일의 안데스 여정이 사진작가 김진홍의 사진과 함께 담겨 있다.
콜롬비아 보고타는 경제력을 기준으로 1~6구까지 나뉘는데, 6구가 제일 부촌, 1구가 제일 가난한 곳이다. 각 구역마다 전기세, 수도세 등 일반 세금도 다르고 학비도 다르다. 부촌인 6구가 가장 많은 세금을 내고 가장 비싼 학비를 물어야 한다.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내라는 취지라고 하지만, 그 내막을 들여다보면 가난한 사람들이 기분 좋아할 만한 제도는 아니다.
6구가 아닌 지역에서 대학을 나온 사람들이 취업할 가능성은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고소영'이 있다면 콜롬비아에서는 6구 출신이 다 해먹는 셈이라고 전한다. 저자는 신문기자 출신답게 여행지에서도 날카로운 시선을 잃지 않는다. 324쪽, 1만8천원.
최세정기자 beacon@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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