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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성달의 문화 톺아보기] 여류문인 설죽을 되살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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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죽의 생몰 연대는 미상이다. 한 세상 그냥 자유롭게 바람처럼 살다간 영혼이었다. 자신의 흔적이 뒷날에 남겨질 것이란 생각은 꿈에도 못했을 것이나 어느 양심적(?) 선비가 그녀 일생의 중요한 비밀(시'詩)을 모아 놓았다.

그 기록에 따르면 설죽이라는 여인은 충재 권벌(1478~1548)의 손자이며, 청암 권동보(1517~1591)의 아들인 석천 권래(1562~1617)의 여종(侍婢)이었다. 설죽은 권래의 여종으로 있다가 송강 정철의 애제자인 석전 성로(1550~1615)의 첩이 되었는데 어떤 연유였는지는 기록에 없다.

다만 청암정에서 설죽, 권래, 석전의 만남이 있었고 거기서 설죽이 석전을 연모하여 시 한 수를 바치고 시침을 허락받았다는 기록이 원유 권상원(1571~?)의 '백운자시고'(白雲子詩稿)에 언급되어 있을 뿐이다.

백운자시고에는 설죽의 시가 오언절구 37수, 오언율시 5수, 칠언절구 122수, 칠언율시 2수 등 166수가 필사되어 수록되어 있다. 후에 설죽은 석전을 떠나 이름을 알 수 없는 재상의 첩이 되었다고 전한다.

그녀의 문학성 높은 시 166수가 전해지고 있다는 사실만으로 설죽은 이제 우리가 새롭게 대해야 할 역사적 인물이다. 조선조 규방문학의 대표인 허난설헌이나 기생문학의 상징인 황진이와 비견하는 작업에서부터 콘텐츠 영역에서도 그녀를 되살려 내어야 한다.

더구나 시대적 상황으로 여류 문인의 활동공간이 좁아 남아 있는 작품이 그리 많지 않다는 점에서 시문과 그림으로 일세를 풍미했던 신사임당이나 정부인 안동 장씨처럼 어느 한 분야에서든 대접받을 만하지만 아직 그녀가 부활했다는 소식을 듣지 못했다.

필자는 작년에 설죽을 소재로 단편 '불멸의 사랑'을 집필, 경상북도 지역 협력사업 뮤지컬 부문 공모에 당선되어 2천만원을 받은 적이 있다. 그러나 그 예산으로 뮤지컬을 만들 재간이 없어 곧바로 2천만원을 되돌려준 적이 있는데 올해도 설죽으로 뭔가 해 보려는 사람들의 원이 쉽게 풀리지 않은 모양이다.

불편한 진실이지만 혹여 우리가 그녀의 거추장스러운 삶을 핑계로 예술의 영역에서조차 거들떠보지 않는다면 시의성을 놓쳐 인물 자체를 잃어버리는 우를 범할지 모른다. 설죽과 관련해서는 다른 지방과의 경쟁요소가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콘텐츠의 세계에서는 선점 여하에 따라 인물과 이야기가 귀속된다. 설죽은 봉화와 안동에서 포기하기에는 너무나 매력적 인물이다.

안동시 역사기록관'시니리오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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