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역사 속의 인물] '남미의 꽃' 성녀 리마 로사

아메리카 대륙을 점령한 스페인 군인들은 원주민을 상대로 갖은 악행을 저질렀다. 그들의 행동은 반인륜적이었고 비 그리스도적이었다. 수도사들의 선교에도 원주민들은 마음의 문을 열지 않았다. 그럴 즈음 스페인 군인들의 죄를 보속하기라도 하듯 '한 떨기 장미'가 피어났다. 1586년 오늘 남미의 수도 페루 리마(Lima)의 한 스페인 가문에 이사벨이 태어났다. 이사벨은 너무도 아름다워 '장미' 즉 '로사'(Rosa)로 불렸다.

로사는 특별한 아이였다. 로사는 가난한 사람과 그리스도를 따르는 것을 삶의 목표로 삼았다. 그녀의 삶은 상상을 초월하는 금욕과 고행 그 자체였다. 생인손을 앓아 수술을 받았을 때 예수의 고통과 비교하며 아픔을 참았고, 매주 3일은 소량의 빵과 물로 지냈다. 자신의 미모가 사람들의 마음을 미혹케 할까 염려해 후추가루로 얼굴을 문질렀다. 그녀의 삶에 고행만 있는 것은 아니었다. 온몸을 던져 그녀는 봉사와 사랑을 실천했다.

평생을 독신으로 지낸 그녀는 1617년 8월 24일 예수의 이름을 세 번 부르며 31세로 조용히 세상을 떠났다. 원주민과 흑인들마저 그녀의 관을 교대로 운구하며 애도했다. 로사는 1671년 교황 클레멘스10세에 의해 아메리카 대륙의 첫 성인으로 시성됐다.

김해용 편집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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