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합(團合)이냐, 담합(談合)이냐.'
내달 4일로 예정된 민주통합당의 원내대표 선출을 위한 경선에서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지지 진영과 호남'민주계가 힘을 모으기로 합의한 것에 대한 정치권의 반응이다.
박지원 최고위원은 26일 차기 원내대표 경선 출마를 선언했다. 박 최고위원은 출마선언 기자회견을 통해 "국민은 민주당이 이 정권을 심판하라고 명령하고 있다"며 "돌아온 박지원이 민주통합당의 정권교체를 이루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 최고위원은 지난 2010년부터 2011년까지 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낸 바 있다.
이어 박 최고위원은 친노진영과의 연대에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대여투쟁에서는 선봉장으로, 경선에서는 어떤 경우에도 특정 후보를 지지하지 않는 공정한 관리자가 되겠다"며 "친노와 비노, 호남과 비호남이 없는 오로지 민주통합당만이 존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하루 앞선 25일 친노진영 좌장인 이해찬 전 국무총리가 제시한 '역할분담 제안'(당권은 친노, 원내운영은 호남'민주계)을 받아들인 것이다.
박 최고위원은 당초 당권 도전을 위해 오는 6월 9일에 열리는 전당대회에 나설 예정이었으나 25일 이 전 총리와의 잇따른 회동 이후 원내대표 출마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두 세력의 연대에 호의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인사들은 오는 12월 제18대 대통령 선거 승리를 위해선 내부출혈이 적을수록 좋다며 더 큰 승부에서의 승리를 위한 '단합'으로 봐야 한다는 견해를 내놓고 있다. 이번 규합에 참여한 친노 진영과 호남'민주계의 생각이다. 이해찬 전 총리는 "우리당이 집권하기 위한 대동단결"이라며 연대에 대한 과도한 비판은 적절치 않다는 입장을 보였다.
반면 비판적인 입장을 나타내고 있는 당내 비주류와 원내대표 경선 출마예정자들은 당 운영 주도권을 쥐고 있는 당내 특정계파가 힘만 믿고 정정당당한 경쟁이 아니라 병풍 뒤 야합을 선택했다며 맹비난을 퍼붓고 있다.
원내대표 출마의사를 밝힌 중도성향의 김한길 당선자는 "믿어지지 않는 일"이라며 "패권적 발상에서 비롯된 담합"이라고 성토했다.
정치권에선 민주당 내 주류가 섣부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내놓고 있다.
새누리당 관계자는 "정치권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은 민주당의 차기 원내대표 경선 결과가 뻔해 보일지 모르지만 국민들은 다른 생각을 할 수 있다"며 "국민들에게 절차를 무시했다는 이미지를 줄 것"이라고 내다봤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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