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김형태 봐주기 도 넘었다"…불구속 결정 각계각층 반발

"서민 정서와 너무 떨어져" 검찰에 성역 없는 수사 촉구

김형태 포항남울릉 국회의원 당선자에 대한 구속영장이 7일 기각되자 지역 시민단체들의 반발이 거세다.

검찰과 법원이 김 당선자가 제수 성추행 의혹과 관련된 사건 해결을 위한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봐주기식 수사와 판결을 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김 당선자가 법원에서 "19대 국회에 등원해 의정활동을 하기 위해서는 불구속 상태에서 수사기관의 조사를 받아야 한다"며 선처를 호소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사퇴와 함께 제수 성추행 의혹에 대한 강력한 수사를 촉구하는 지역여론이 더욱 거세지고 있다.

'친족 성폭력 가해자 김형태 사퇴 촉구를 위한 포항범시민대책위원회'의 윤정숙 포항여성회장은 "이번 결과를 통해 수사'사법기관이 정치권의 눈치를 보고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우리 내부적으로도 현재 시끄러운 말들이 많다. 시민들의 반감이 이만큼 큰 데 검찰과 법원이 사태를 너무 가볍게 보고 있는 것 같다"고 했다.

포항경실련은 9일 오후 각 언론사 등에 성명서를 배포하고 김 당선자에 대한 성역없는 수사 및 판결을 요청했다. 이재형 포항경실련 사무국장은 "특정 인물에 대해 법이 너무 너그럽게 작용하는 것 같아 실망했다. 혐의 대부분은 인정했다고 하지만 유사사무실 개소 등 일부 사실은 여전히 부인하고 있는 상황이라 증거인멸 시도가 다시 일어나지 않는다고 누가 보장하겠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검찰을 향한 시선도 싸늘하다. 검찰이 김 당선자 외에 전화홍보원 등 단순히 지시를 받고 움직이던 사람들에 대해 함께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하면서 구속 취지를 흐리게 했다는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아울러 신변이 자유로와진 김 당선자가 국회 개원식(5월 31일) 이후 정상적인 의원 활동이 가능할 수 있도록 하고 다른 논란거리인 제수 성추행 의혹에 관해 사전 합의나 고소 취하 등을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준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전화홍보원들은 자식들의 학원비 마련 등을 위해 제대로 알지도 못하는 상태에서 불법 선거운동에 가담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고 있다. 단순 가담자들까지 싸잡아 구속시키려 하다보니 수사가 제대로 될 턱이 있었겠느냐는 생각이 든다"고 했다.

이에 대해 김채해 대구지법 포항지원장은 "(김 당선자 등의) 신분이 뚜렷하고 관련자들이 수사에 협조적이라 구속까지는 필요치 않다고 판단했을 뿐 다른 의도는 없다. 정치권의 눈치를 볼 이유도 없고 구속이 되지 않았을 따름이지 법률에 의거한 사건 진행 등 기본적인 원칙은 변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포항'신동우기자 sdw@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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