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동층이몽'… 의원회관 신관 6층은 '로열층'

'동층이몽'(同層異夢).

19대 국회의원들의 의원회관 방 배치가 22일 마무리되자 정치권에서 이런저런 이야기가 쏟아지고 있다. 박근혜 전 새누리당 대표가 신축된 제2의원회관 6층에 배정되자 이 층은 곧바로 '로열층'으로 일컬어졌고 그 이웃에 방을 배정받은 의원들은 알게 모르게 시기와 질투의 대상이 됐다. 일각에서는 "6층이 신(新)실세들의 차지가 됐다"는 소리도 나왔다.

특히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이 박 전 대표와 같은 6층에 자리를 잡으면서 "양 박(朴)이 같은 층에 사무실을 마련했지만 꿈꾸는 바는 다르다"는 동층이몽이란 얘기도 나오고 있다.

박 전 대표가 들어간 제2의원회관 서편 620호는 양화대교가 보이는 한강 조망권을 갖고 있다. 619호에는 쇄신소장파의 대표격인 남경필 의원이, 621호에는 친이계인 박민식 의원(부산 북강서갑)이 배치됐다. 쇄신파와 친이계가 박 전 대표 주위를 둘러싸고 있어 '화합형 방 배정'이라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박 전 대표의 지근거리엔 친박계가 포진했는데 618호에는 이한구 원내대표가, 622호에는 진영 정책위의장이 둥지를 틀었다. 어쩌면 '5인 밀실 회담'도 가능할 것이라는 말도 있다. 김영우 대변인은 627호, 홍일표 원내대변인은 623호를 쓰게 돼 새누리당 주요 당직자는 6층에 포진했다.

여권 잠룡 중 한 명인 정몽준 전 대표는 구관인 762호를 계속 사용하기로 해 박 전 대표와 거리를 뒀고, 이재오 의원은 신관 818호로 이사하면서 박 전 대표 '위'에서 살게 됐다.

6층이 로열층이 된 것은 야권의 주요 인사도 둥지를 틀었기 때문이다. 민주통합당 박지원 원내대표 겸 비상대책위원장은 615호다. '남북 6'15공동선언'의 주역이라는 의미에서 이 방을 고집했다는 후문이다. 박 위원장의 측근인 박기춘 원내수석부대표는 그 옆방인 616호를 차지했고, 노영민 의원은 613호, 지역 출신인 홍의락 민주당 비례대표 당선자는 617호를 배정받았다.

초선은 대부분 구관에, 재선 이상 중진은 신관에 입주했는데 그렇지 않은 '고집스러운' 의원들도 많았다. 황우여 대표는 구관 871호를 선택했고, 이병석 의원은 869호, 최경환 의원은 761호 등 구관에 그대로 남는다. 민주당 문재인 상임고문은 신관 325호로 입주한다.

구관은 의원실 2개를 1개로 만드는 리모델링 공사를 해야 해 약 1년간 먼지와 소음에 시달려야 한다. 하지만 신관보다 약 16.5㎡(5평) 넓다는 이점이 있다. 퇴진 압박을 받고 있는 통합진보당 이석기'김재연 당선자는 방을 배정하지 않았다.

한편 이명박 대통령이 의원 시절 사용하던 구관 469호는 정의화 국회의장 권한대행이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배출한 구관 328호와 638호는 리모델링 공사로 사라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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