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히들 최근의 경영환경을 비즈니스 2.0 시대라고 한다. 이는 '개방'과 '참여'를 핵심 키워드로 하는 '웹 2.0'의 가치를 사업에 적용하는 것으로, 비즈니스 1.0과 달리 공급자의 일방적 재화공급에서 벗어나 소비자가 생산에 영향을 미치고 양방향으로 정보를 주고받으며 공유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이다.
대학과 기업 간의 산학협력(産學協力)의 경우 그동안 대학 중심의 일방향적이고 단편적인 차원에 머물렀다. 이제는 비즈니스 2.0 시대에 발맞춰 대학과 기업도 개방과 참여를 바탕으로 하는 새로운 산학협력 모델이 요구되고 있다.
중소기업청에서는 이런 인식을 바탕으로 산학협력 공동 R&D 지원을 위한 전용 예산을 2010년 1천97억원, 2011년 1천197억원, 2012년 1천322억원으로 해마다 확대하고, 산학공동기술개발사업, 산학협력 기업부설연구소 지원사업 등을 추진하는 등 다양한 재정지원을 통해 산학협력 기술개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재정적 지원과 함께 산학협력 기반조성을 위한 정책도 펼치고 있다. 대학 내 창업보육센터 운영을 통하여 우수한 기술력을 가진 창업 초기 기업을 육성하고, 대학과 중소기업 간 기술협력의 창구인 중소기업 산학협력센터도 운영하고 있다. 창업에 관련된 다양한 정책을 패키지형으로 지원하는 창업선도대학도 지정'운영하고 있다.
이러한 지원사업을 통한 성공사례로 창업보육센터(BI) 입주기업이었던 W사는 2008년 산학공동R&D 사업을 통해 종전의 몰드 생산방식을 탈피한 대량 생산기술을 독자적으로 개발해 '폴리우레탄 폼 드레싱제'를 개발했고, 이를 바탕으로 국내에서는 유일하게 모든 종류의 습윤드레싱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그 결과 10여 종이 넘는 기술특허를 취득했으며, 지난해 11월 구미시에 공장을 신설하고 본격적인 대량생산 시스템을 갖춰 괄목할 만한 매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또한 T사는 2006년 산학공동 R&D 사업을 통해 반도체/LCD용 유량검출제어밸브 개발에 성공한 이후, 지속적인 응용개발을 통해 수입의존도가 높은 산업용 계측기기의 국산화에 성공, 현재는 연간 6천 대의 생산능력을 가진 공장을 운용 중이다.
그러나 이 같은 성공 사례와는 달리 기술개발 성공률이 높은 중소기업들도 사업화 실적은 부진한 것이 현실이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최근 유럽발 재정 악재까지, 반복되는 세계 경제위기 속에서 무역의존도가 97%에 달하는 우리나라는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이런 분위기에서 현재의 성공에 안주하기보다는 미래의 경쟁력을 위한 끊임없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며, 중소기업, 대학, 공공연구기관, 그리고 정부 모두가 산학협력 네트워크 혁신을 위하여 다음과 같은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우선 중소기업은 대학, 테크노폴리스 등과의 R&D 협력을 통해 기술, 정보, 시장 등의 비교우위를 선점하는 등 능동적인 산학협력 의지가 있어야 한다. 또한 산학협력 주체로서 좀 더 적극적인 참여가 필요하다. 과거와는 달리 수요자 중심의 산학협력을 위해서 기획 단계에서부터 기업의 요청사항을 명확히 전달하는 등 대학과의 원활한 소통이 요구되고, 이를 위해 기업부설연구소 설치 확대 등 기업 내 산학협력 전담조직의 설치가 필요하겠다.
대학에서는 '연구를 위한 연구' '대학을 위한 산학협력'이 아니라 기업을 새로운 파트너로 인식하고 산학협력단의 역량 강화와 산학협력을 통한 공동기술개발에 힘써야 한다. 또한 기업의 다양성에 부합되는 전문적인 인재를 육성해 협력관계에 있는 기업으로 고용이 촉진될 수 있는 여건을 마련할 필요가 있겠다.
중소기업청에서도 산학협력을 위한 기반 구축을 위해 정부차원의 정책지원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의 일환으로 우리지역 산학협력 R&D의 지난 한 해 동안 성과와 나아갈 방향을 제시하는 산학협력 기술대전도 이달에 개최할 예정이며, 기업과 대학이 함께 모여 그동안의 연구 성과를 공유하고 기관 간 협력을 강화하는 장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
앞서 언급했듯이 기존의 공급자 중심 산학협력이나 형식 위주의 네트워크에서, 시대적 요구를 반영하여 외부의 혁신 아이디어와 기술과의 접목을 통한 시너지 효과 창출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래의 더 큰 성공을 위해 산학협력은 선택이 아니라 중소기업과 대학이 서로 상생하기 위한 필수요소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앞으로 중소기업과 대학이 서로 협력해 명실상부한 '산학협력 2.0 시대'를 맞이하기를 기대한다.
권대수/대구경북지방중소기업청장
댓글 많은 뉴스
문재인 "정치탄압"…뇌물죄 수사검사 공수처에 고발
이준석, 전장연 성당 시위에 "사회적 약자 프레임 악용한 집단 이기주의"
[전문] 한덕수, 대선 출마 "임기 3년으로 단축…개헌 완료 후 퇴임"
대법, 이재명 '선거법 위반' 파기환송…"골프발언, 허위사실공표"
野, '피고인 대통령 당선 시 재판 중지' 법 개정 추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