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덧 꽃꽂이를 시작한 지도 만 50년이 되었네요. 이제 남은 인생은 어린이를 위한 꽃꽂이를 위해 봉사하려고 합니다."
정혜인 혜인플라워아트스쿨 대표(전국꿈나무꽃예술 연구회 회장)는 최근 어린이 꿈나무 대회를 열었다. 벌써 8회째다. 13세 이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전국에서 유일한 꽃꽂이 행사로, 자비로 행사를 진행할 만큼 의미를 두는 행사이기도 하다.
1일부터 5일까지 대구초등학교에서 진행한 '예술체험 프로젝트 3일-찾아가는 오감개발 꽃예술 체험마당' 역시 정 대표의 아이디어다. 본인의 재능을 기부하고 자비를 들여 어린이를 위한 꽃꽂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유가 뭘까.
"어린이는 씨앗이잖아요. 씨앗을 키우는 마음이에요. 50년간 꽃을 만져오면서 꽃의 중요성도 잘 아니까요."
어린이 꽃꽂이에 관심을 기울인 후부터 어린이를 가르치는 교재를 개발하는 것은 물론이고 관련 논문도 썼다. 이번에도 정 대표는 프로그램을 개발해 아이들을 직접 교육했다.
"아이들에게 장미를 보여주며 이름을 물어보니, '해바라기'라고 답하는 아이가 있었어요. 장미를 모르는 아이가 있더라고요. 깜짝 놀랐어요. 생각보다 어린이 될 때까지 한 번도 꽃을 만져보지 않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책, 컴퓨터 등 딱딱한 물건만 만지는 아이들에게 부드러운 생명체인 꽃은 새로운 경험이다. 여리고 부드러운 꽃을 통해 굳어진 마음을 풀어주고 싶다는 것이 정 대표의 말이다.
실제로 꽃을 통해 표현하면 아이들의 속마음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른 미술 작업과 마찬가지로 아이들에게 원예 체험은 중요한 자기 표현의 계기가 된다. 촉감, 후각 등 오감을 활용할 수 있어 아이들의 감성을 유발시킬 수 있다고 꽃을 통해 자연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늘려주는 것도 장점이다.
정 대표는 논문을 통해서 '꽃을 활용한 자기 주도적 작업 활동을 통해 오감 자극과 창의성, 사회적 관계 향상 및 전인격적 인격 형성에 도움이 된다'는 결론을 냈다. 유럽, 일본에선 벌써 50년 전부터 해오고 있는 꽃 교육이 아직 우리나라는 낯선 현실이 안타깝다. 그는 꽃 예술 교육이 전국적으로 확대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앞으로 남은 시간은 아이들을 위한 꽃꽂이 봉사를 하고 싶어요. 어릴 때 한두 번이라도 꽃을 만져본 아이라면 뭔가 다르지 않을까요. 당장은 표시나지 않는다 해도 말이에요. 그런 기대감에 더더욱 아이들의 꽃 교육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최세정기자 사진 우태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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