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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남편과 나편/ 이 대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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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에서는 부끄러워 배우러 다니지 못했다며

한 시간 거리인 나주에서

한글 배우러 다니는 남평 할머니

버스 타고 오시냐는 말에 빙그레 웃기만 하더니

받아쓰기 시간에 속마음을 다 들켰다

우리나라를 우리나라로

아버지를 아버지로

어머니를 어머니로 똑바로 잘 썼는데

남편을 쓰랬더니

또박또박

나편이라고

바르게 틀렸다

남편을 써보라니까요

다시 말해도

어떻게 영감님을 남의 편이냐고 하냐며

그건 잘못된 말이라고

끝까지 나편이란다

고단한 삶 속에서 따뜻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이대흠 시인의 작품입니다. 이번에는 뒤늦게 한글을 배우는 할머니의 이야기를 통해 진정한 부부에 대해 생각하게 합니다.

할머니가 남편을 굳이 '나편'으로 깜찍하게 쓰는 것은 부부는 서로를 이해해주는 존재이기 때문이겠지요. 살을 맞대며 살아가는 이가 이 세상에서 마지막까지 믿고 이해해줄 든든한 우군이 아니라면 삶은 패전의 연속 아닐까요.

남편은 남의 편이 아니라 나의 편이란 뜻으로 '나편'으로, 아내도 집안의 해라는 뜻으로 '안해'로 쓰고, 부부도 자주 뺨을 '부벼서' 부부라고 한다고, 우리도 '바르게 틀'리고 싶은 때가 있지요.

시인'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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