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강 VS 강' 통진당 외나무다리 결투

신·구 당권파 지원, 강기갑-강병기 당대표 후보 등록

"광범위한 지지층으로부터 사랑받는 진보정당 2.0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소수일지라도 정치적 이념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똘똘 뭉치는 계급정당으로 남을 것인가!"

이달 말 결과가 나오는 통합진보당 당권 경쟁이 신(新)'구(舊) 당권파의 사활을 건 외나무다리 승부로 펼쳐지게 됐다.

통합진보당이 18일 당 대표 후보 신청을 마감한 결과 신'구 당권파를 대표하는 강기갑 혁신비상대책위원장과 강병기 전 경남 정무부지사가 등록을 마쳤다.

더불어 5명을 뽑는 최고위원 경선에는 신 당권파에서 이정미'이홍우'민병렬 혁신비대위원과 천호선 전 대변인이 출사표를 던졌다. 이에 맞서 구 당권파에선 이혜선 전 민주노동당 노동위원장과 유선희 당원비대위 집행위원장이 출마를 선언했다.

강 비대위원장은 18일 발표한 출마선언을 통해 "이번 당직선거를 진보적 대중정당을 추구하는 세력과 낡은 정파 연대를 강화하려는 세력의 경쟁으로 규정한다"며 "저에게 당을 이끌 시간을 더 주신다면, 다하지 못한 혁신과 새롭게 시작해야 할 통합을 이뤄내겠다"고 밝혔다.

앞서 강 전 정무부지사는 15일 가진 출마기자회견에서 "당에서 벌어지고 있는 극단적인 대립을 종식시키지 않으면 돌이킬 수 없는 파국을 맞을 수도 있다"며 "하루빨리 사태를 해결해 정권을 교체하라는 당원과 국민의 열망을 외면할 수 없었다"고 출마배경을 설명했다.

강 비대위원장의 경우 혁신비대위원장 인선 당시 "백의종군의 각오로 당의 재건을 위해 멸사봉공하겠다"고 한 발언이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통합진보당의 내분이 당권장악을 위한 내전에 불과했던 것이 아니냐는 시선을 받을 만한 행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혁신비대위원 가운데 4명이나 당 지도부에 도전하는 모양새에 대해서는 적절치 않다는 의견이 대세다.

강 전 정무부지사 역시 여론의 맹비난을 받고 있는 구 당권파의 지지를 받고 있어 명분 측면에서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당 혁신에 대한 강 전 정무부지사의 강력한 의지에도 불구하고 '강 전 정무부지사 당선=도로 통합진보당'이라는 당내'외의 분위기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통합진보당의 당권경쟁은 인터넷투표 25∼28일, 지역별 현장투표 29일, 자동응답전화(ARS)와 모바일투표는 30일 실시되고, 지도부 출범식은 다음 달 8일 열린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18일 그동안 금기로 여겼던 북한의 인권, 핵개발, 3대 세습에 대해 입장을 표명했다. 혁신비대위 산하 새로나기특별위원회는 이날 발표한 혁신안을 통해 북한인권에 대해 "매우 심각한 상황"이라고 규정했고, 북핵에 대해서는 "분명히 반대한다"고 밝혔다. 3대 세습에 대해서도 "민주주의 원칙에서 당연히 비판되어야 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일부 단서를 달긴 했지만 통합진보당이 북 세습 등에 대해 비판적 목소리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더불어 주한미군 철수와 한미동맹 해체를 주장한 당의 강령도 재검토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유광준기자 jun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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