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공고 총동문회가 최근 동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흉상과 군복 등을 모은 자료실을 모교에 개관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구시교육청은 지난해 대구공고 운동장 뒤편에 예산 20억원을 들여 취업지원센터(3층 건물)를 지었다. 이후 대구공고 총동문회는 7억여원을 들여 4'5층을 증축한 뒤 5층에 전두환 전 대통령 자료실을 만들었다.
지난달 30일 열린 자료실 개관식에는 전 전 대통령 내외가 참석했다.
330㎡ 규모인 자료실에는 전 전 대통령의 상반신 흉상, 군복, 군모, 지휘도, 생활기록부 등이 전시돼 있고 소규모의 대통령 집무실도 마련했다.
자료실에는 1999년 모교를 방문해 후배들에게 강연한 내용을 담은 육성 녹음도 흘러나온다. 생활기록부에는 전 전 대통령(24회 졸업'1953년)의 성적이 1학년 60명 중 10등, 2학년 57명 중 14등, 3학년 59명 중 8등으로 기록돼 있다. 4층에는 노태우 전 대통령 자료실도 있다. 전 전 대통령은 이 학교를 졸업했고, 노 전 대통령은 한때 이 학교에 다니다 경북고로 전학 갔다.
대구공고 동문회 관계자는 "전 전 대통령을 미화하기 위해 만든 것이 아니라 대통령을 지낸 동문 선배를 기념하기 위해 동문회 차원에서 만든 것으로 외부인들에게 공개하거나 홍보할 계획이 없다"고 설명했다. 또 "동문들이 전 전 대통령에 대해 가지는 생각도 사회적으로 존중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관계자는 "이 사업은 시교육청이나 학교가 아니라 동문회 차원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20년 후 기부채납 조건으로 증축을 허가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지역 시민단체들은 "공립학교에 내란죄를 범한 인사를 기리는 자료실을 마련한 것은 반역사적이고도 비교육적"이라며 폐쇄를 요구하고 나섰다.
대구시민단체연대회의와 대구경북진보연대 등 지역 시민사회단체들은 21일 오전 대구공고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헌정질서 파괴의 주역인 전 전 대통령의 자료실은 즉각 폐쇄돼야 한다"면서 "대구시교육청도 이번 일을 묵인했는지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채정민기자 cwol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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