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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 속의 인물] 여성판 '아라비아의 로렌스' 거트루드 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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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트루드 마가렛 로시안 벨은 1868년 영국 더럼의 유복한 집안에서 태어나 옥스포드 대학을 졸업했다. 당시 빅토리아 여왕 시대에 여성이 대학을 졸업한 일은 매우 드물어서 주목을 받았지만 그녀의 높은 학력에 부담을 느낀 탓인지 구혼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총명하고 모험심이 강했던 벨은 결혼에 대한 미련을 접고 중동 여행길에 올랐다.

벨은 시리아, 요르단, 이라크 등을 누비며 아랍어를 익혔고 중동에 관한 책을 잇따라 펴내 고고학자로 유명세를 탔다. 중동에 대해 제국주의적 야망을 품고 있던 영국 정부는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나자 오스만 튀르크에 대한 아랍의 반란을 이끌어내기 위해 그녀를 정보원으로 활용했다. 벨은 이 과정에서 '아라비아의 로렌스'로 알려지게 되는 토머스 에드워드 로렌스(1888~1935)와 만나 같이 일하기도 했다.

벨은 전쟁이 끝난 뒤 이라크의 건국에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가세가 기울어지고 남동생이 죽는 등 개인적 불행이 겹치자 1926년 오늘, 58세의 나이로 숨졌다. 시신 곁에는 약병이 남아있어 자살 논란이 빚어졌다. 짧은 연애를 하기도 했지만 결혼하지 않았던 그녀의 장례식에 영국 고위 관리들과 이라크 왕, 영국 국민들이 참석해 애도를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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