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따금 결혼한 사람들을 보면 신기하다는 생각을 한다. 어떻게 저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확신을 하게 된 것일까? 사람들은 "어떻게 하다 보니…"라고들 한다. 도대체 어떻게 하면 그 중요한 결정을 내릴 수 있을까?
연애와 결혼은 다르다. 남녀가 서로 사랑해 사귀는 연애는 그 사랑이 변하면 두 사람의 합의로 헤어질 수 있는 관계다. 하지만 결혼은 두 사람의 사랑으로만 이루어지는 것도 아니며 싫어졌다고 해서 "헤어져"라는 말로 간단히 끝을 낼 수 있는 것도 아니다.
20대 후반 미혼 여성의 이상적인 결혼 상대는 당장 경제적으로 부유하지는 않지만 미래의 긍정적인 경제력을 보일 능력을 가진 남자. 책임감과 리더십이 강하며 날 지켜 줄 수 있는 사람. 강요하지 않으며 나와 가치관이 맞아 삶의 만족을 주는 사람. 현재 모습에서 미래의 기대감을 갖게 해주는 사람이라고 한다.
반대로 또래 남성은 경제적인 능력은 없어도 되지만 자신의 꿈을 포기하지 않는 여자. 부모님을 잘 모셔서 집안의 트러블이 없고 화목하게 하는 현명한 여자. 마음과 대화가 잘 통해 편안함을 주는 여자. 사회생활이나 경제활동에서 어려움을 겪을 때 지혜롭게 조언하고 끌어주는 여자라고 한다. 간단히 말하면 자신에게 부족한 부분을 가진 상대라는 의미다.
어느 책에서 본 글이다. 백발의 노부부가 벤치에 앉아 노을이 지는 하늘을 바라보는 광경을 본 한 젊은이가 노부부에게 물었다고 한다. "두 분은 어떻게 해서 그렇게 오랫동안 서로 함께하실 수 있었나요? 노부부가 말했다. "우린 망가지면 버리는 게 아니라 다시 고쳐 쓰는 세대에서 자랐기 때문이지."
누구나 완벽한 나의 소울메이트를 찾기를 바란다. 내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완벽한 하나가 될 수 있는 운명의 상대를 기다린다. 하지만 우린 정확히 반을 자른 듯 나의 반을 가진 사람을 만나지 못한다. 싸움 한 번, 미움 한 번 없이 평생을 함께한다는 것도 힘들다. 서로 조금씩 다치게 하고 상처들로 망가져 버린 마음을 다시 두드려 고쳐주고 보듬어 주며 다시 상처받을 걸 알면서도 서로 웃는다. 젊은 시절 눈에 콩깍지가 씌어 서로에게 모든 걸 걸었던 젊은 부부가 서로를 두드리고 다독이며 늙어간다는 것. 어느새 거칠어진 손을 잡고서 지는 해를 함께 바라본다는 것, 그런 사람이 되어주는 게 가장 이상적인 결혼 상대가 아닐까 싶다. 결혼은 확신이 아니라 같은 곳을 바라볼 것이라는 믿음으로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약속을 하는 것이 아닐까?
김하나 배우'극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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