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원초등학교 5학년 4반은 재미있는 책 읽기 활동을 하고 있다. 독서 달력, 도서관 미션, 주인공에게 말 걸기 등 색다른 활동들은 우리들이 책을 읽고 싶도록 만드는 은근한 마력이 있다.
먼저, 매일 읽고 있는 책을 기록하는 독서 달력이 있다. 독서 달력은 내가 어떤 책을 읽는지 한눈에 볼 수 있어 좋다. 매월 초에 독서 목표를 세우고 꾸준히 책을 읽고 기록해 나간다. 한마디로 독서 달력은 나의 '작지만 큰 책 보따리'같다. 5월에는 8권의 책을 읽었는데 친구들보다 많이 읽지 못한 것 같아서 아쉽다. 하지만 시간이 흘러 달이 바뀔 때마다 나의 책 보따리는 커지고 있다.
다음으로 도서관 미션 활동을 한다. 선생님께서는 아주 의미심장한 표정을 지으시며 독특한 미션을 우리들에게 내린다. 한 번은 선생님께서 '황선미 작가가 쓴 책'을 찾아오라고 하셨다. 그러면 우리들은 쉬는 시간에 도서관으로 가서 책과 숨바꼭질을 하듯이 책을 찾느라 온 힘을 썼다. 대부분의 친구들은 '마당을 나온 암탉'이나 '나쁜 어린이표'를 찾아 왔다.
하지만 우리 선생님께서는 똑같은 책을 찾아오는 것보다 남들이 잘 모르는 새로운 책을 찾는 것을 원하신다. 나는 알고 있는 책이 아닌 다른 책들을 찾으려고 탐정처럼 도서관 이곳저곳을 기웃거렸다. 드디어 발견한 책이 '샘마을 몽땅개비'다. 미션을 성공적으로 끝냈을 때는 마치 영화 007에 나오는 제임스 본드가 된 것처럼 기분이 날아갈 듯하다.
7월 어느 날, 우리 선생님께서 출장 가신다고 교실을 비우게 된 적이 있다. 그날도 어김없이 칠판에 'ㄱ~ㅎ으로 시작되는 책 찾기'라고 적혀 있었다. 평소 신간 도서 코너만 찾던 나는 도서관 구석구석을 헤매고 다녔다. '공룡을 탈출하다' '냄새값 소리값' '할아버지 요강'이라는 책을 찾았다.
다른 친구들이 별로 찾지 않을 만한 것을 찾아낼 때면 커다란 보물을 발견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잘 몰랐던 책을 알 수 있고 그 책을 읽을 수도 있었다. 선생님께서 자리에 계시지 않았지만 우리 선생님의 빈자리가 전혀 느껴지지 않았던 하루였다. 한마디로 도서관 미션은 '도서관에 있는 외톨이 책과 친구 되기'라고 할 수 있다.
선생님께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책을 읽도록 우리에게 독서의 등대가 되어 주신다. 그 중에서 책 제목 보고 이야기 상상하기, 제목에 어울리는 책 표지 그리기는 자신의 생각을 마음껏 표현하기에 좋다. 이러한 활동은 책에 대한 관심과 재미를 준다. 또 모르는 책에 대해서 알 수 있어서 좋은 활동인 것 같다. 책의 한 장면을 가지고 등장인물이나 주인공한테 말풍선 포스트잇을 붙이면서 주인공한테 질문하고 다른 친구가 주인공이 되어 대답해 주는 형식의 '주인공에게 말걸기' 활동도 한다. 그림을 통해 우리의 무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이 활동은 쉽고 재미있어서 모두가 좋아한다.
우리 반 정은서 학생은 "도서관을 자주 이용할 수 있고 독서에 대한 흥미가 생긴다"고 하였다. 도서관 사서 선생님께서는 "고학년은 도서관을 잘 이용하지 않는 편인데 5학년 4반 학생들은 쉬는 시간마다 내려 와서 도서관을 안방처럼 편안하게 이용한다"고 하였다.
글'동원초교 5학년 김서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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