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공항수요 조기 조사…경제성 재모색, 차기정권 추진 기반?

정부, 신공항 재추진 하나…지난해 경제성 미달 결론 영남권 건설 요구 감

정부가 남부권 신공항 건설 재추진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이유는 신공항 건설을 위한 지역의 염원과 늘어나고 있는 영남 지역의 항공 수요를 감안한 것으로 풀이된다.

국토해양부가 13일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공항 가운데 확장'이전이 필요할 정도로 수요가 많은 공항은 제주와 김해공항이다. 이 두 공항에 대한 확장'이전 안은 이미 추진되고 있다.

특히 올해 상반기 출입국자 인원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김해공항의 경우 수요 포화 상태를 대비해 수천억원의 예산이 투입될 예정이다. 정부는 2015년까지 추진되는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 따라 1단계로 1천120억 원을 들여 1만8천㎡를 증축하고 승객 처리능력을 연간 464만 명에서 542만 명으로 늘린다는 계획을 세웠다. 또 2단계 계획을 통해 1천470억원을 추가로 투입하고 3만1천㎡를 증축, 처리능력을 732만 명으로 늘릴 방침이다. 수요가 더 늘어날 경우 추가 투입한다는 방침도 세워놨다.

김해공항은 이미 지난해까지 용량 증대 계획을 통해 ▷체크인카운터 증설(42→52개) ▷수하물 인도장 확장(158㎡) ▷보안검색장 확장(150㎡) ▷탑승게이트 확충(6→8개) 등의 사업을 완료한 바 있다. 김해공항의 포화 상태는 영남권의 항공 수요 증가를 대변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새로운 허브 공항을 만들어야 한다는 요구에도 힘이 실릴 전망이다.

전국적으로 살펴보더라도 항공 수요 증가는 꾸준히 이뤄져 왔으며 지난해엔 최고치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분기의 항공교통량은 총 12만3천361대(하루 평균 1천370대)로, 11만6천138대를 기록한 지난 2008년 기록을 경신한 역대 최고치 수준이다. 이 때문에 인천공항은 5만7천34대(하루 평균 634대)를 소화해 내는 등 몸살을 앓았던 것으로 국토부 조사에서 밝혀졌다.

하지만 영남권의 항공 수요와 전국적인 항공교통량 증대 등과 함께 경제적 타당성이 신공항 건설에 무엇보다 중요한 잣대로 거론되고 있어 당장 신공항 재추진이 결정될 것으로 보는 시각은 많지 않다. 이미 지난해 정부의 신공항 입지 선정 조사 결과 밀양이 39.9점, 가덕도가 38.3점으로 두 곳 모두 50점이 되지 않아 건설이 무산됐었다. 2년 전 국토연구원의 용역보고서에서도 B/C(비용 대 편익)는 밀양이 0.73점, 가덕도가 0.70점이었지만 이 역시 모두 1이 넘지 않아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났다. 따라서 지자체와 정치권을 막론하고 신공항 활용은 물론 후적지 개발 등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 경제성을 끌어올리기 위한 방안을 모색 중이다.

다만 정부가 경제적 타당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난 신공항 문제를 전국 공항 수요 조사라는 명목으로 다시 수면 위로 끌어올려 재조사하려는 움직임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국토부는 13일 신공항 재추진 관련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면서도 "지자체 등에서 신공항 건설 또는 공항 확장 필요성을 제기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지역의 남부권 신공항 건립 염원을 정부도 인지하고 있음을 밝혔다.

특히 통상적으로 1, 2년 만에 완료했던 공항 수요 조사를 2016년부터 추진되는 제5차 공항개발 중'장기 종합계획에서만큼은 조사 기간을 최대 3년으로 늘리려는 것도 남부권 신공항 건설 재추진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박상전기자 mikypar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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