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불면증에 슬쩍…향정신성의약품 관리 '비상'

대구시 올해 관리 위반 12건 적발…허술한 보관 틈에 도난 사고 잦아

대구시내 병'의원과 약국, 의약품 도매상들의 프로포폴, 모르핀 등 향정신성의약품 관리가 허술한 탓에 약물 오'남용으로 인한 사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일명 '우유주사'라고 불리는 '프로포폴'은 수면내시경에 쓰이는 대표적인 약물로 최근 서울의 한 산부인과 의사가 내연녀에게 여러 약제를 섞어 주사해 숨지게 한 일까지 벌어졌다.

대구시에 따르면 대구시내 향정신성의약품을 취급하는 병'의원과 약국, 의약품 도매상 2천155곳을 정기점검한 결과 올 들어 12건을 적발했다.

적발 내용은 향정신성의약품의 실재고량과 관리대장에 기록된 재고량에서 차이가 나거나 움직일 수 없는 이중철제금고에 향정신성의약품을 보관해야 하지만 이를 위반한 것들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특히 병'의원이나 약국에서 약을 조제한 뒤 조제한 양과 재고량을 제때 기록해두지 않고 한꺼번에 몰아서 적어 오류가 생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향정신성의약품의 허술한 관리로 인한 도난 사고도 잦다. 지난 4월 8일 대구 중구의 한 내과의원에서 수면내시경검사를 위해 꺼내놓았던 프로포폴을 훔쳐 투약한 혐의로 K(35'여'대구 서구 내당동) 씨가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K씨는 수면내시경 검사를 받으려고 병원에 갔을 때 우연히 프로포폴을 꺼내두는 위치를 알게 됐고 불면증을 앓고 있던 K씨는 이를 훔쳐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K씨가 평소 불면증이 있어 프로포폴을 수면제 대용으로 사용하려고 훔쳤다고 진술했다"고 밝혔다.

앞서 4월 4일에는 대구 달서구 한 병원에서 이동용 서랍장에 있던 미다졸람, 알기론 등 마취제를 훔쳐 투약한 혐의로 병원 간호조무사 H(27'여'대구 달서구) 씨가 불구속 입건됐다.

대구식품의약품안전청 관계자는 "프로포폴과 같은 마취제를 과다하게 이용하면 혈압과 맥박에 이상이 오거나 경련이 일어나는 등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이화섭기자 lhsskf@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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