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6일 오후 2시 30분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의 화성탐사 로봇 큐리오시티가 화성에 성공적으로 착륙했다. 이를 통해 미국은 우주 로봇 기술의 확고한 선두주자임을 전 세계에 과시했고 우주왕복선 퇴역 등 계속 축소되어 온 미국의 우주 개발은 새로운 발전의 전기를 열었다. 특히 큐리오시티의 화성 착륙 성공을 계기로 로봇이 우주 개발의 새로운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싸고 안전한 로봇이 막대한 예산과 인명 피해를 줄이고 우주 개발을 계속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으로 각광받고 있는 셈이다.
◆로봇, 우주 개발 주역 급부상
로봇이 우주 개발을 위한 유일한 대안으로 떠오르기 전까지 미국은 그동안 많은 시행착오를 경험했다.
특히 2003년 2월 미국의 왕복선 컬럼비아호가 착륙 도중 폭발사고를 일으키면서 미국의 우주 산업에 결정적인 제동이 걸렸다. 많은 비용과 인명 피해를 감수하면서 유인 우주 산업을 추진할 필요가 있느냐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더욱이 냉전 종식으로 국력을 과시하기 위한 소모적 우주 산업은 투자 명분도 사라지고 있는 상황이었다.
설상가상. 인터넷 시대가 열리면서 우주 산업 자체가 위기를 맞았다. 우주 산업이 더 이상 국가체제의 우월성을 상징하거나 첨단 과학기술의 대표 주자가 아니라는 인식이 팽배했기 때문이다.
결국, 미국은 우주 산업의 방향을 값싸고 안전한 로봇 우주선으로 돌렸다. 매년 축소되는 예산으로 우주 산업을 계속하기 위해서는 부담 없이 우주 공간에 보낼 수 있는 우주 탐사 로봇이 유일한 대안이라는 판단에서였다.
이 같은 선택과 집중으로 우주 로봇 개발은 눈부신 성과를 거두고 있다. 1997년 NASA 화성 탐사 프로젝트에 사용된 소저너가 개발된 데 이어 스피릿과 오퍼튜니티가 등장했다. 2004년 미국이 화성탐사를 위해 발사한 쌍둥이 로봇인 이들은 소저너보다 월등한 장비를 탑재한 채, 화성의 생명체 존재 여부를 판단하는 임무를 수행했다. 최근엔 인간과 흡사한 우주 로봇까지 개발됐다.
이처럼 로봇이 우주 개발 시대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미국인들의 국민적 합의가 없으면 우주 로봇의 미래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막대한 예산 등 국가 차원의 지원을 쏟아붓기 위해서는 로봇산업 육성에 대한 국민적 합의와 의지가 절대적이다. 로봇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평가 받고 있지만 아직은 상업성을 갖추고 있지 못하고 있어 민간업체에서 로봇관련 신기술을 개발하는 데는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로봇 꿈이 영그는 카네기 사이언스 센터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피츠버그 앨러게니가(街)에 자리 잡고 있는 카네기과학센터 Carnegi Science Center)는 이 같은 로봇산업에 대한 미국의 열정을 키우고 합의를 만들어 내는 곳이다. 지난 6월 말 찾은 이곳은 로봇 천국이었다. 4층으로 구성된 이 센터 2층에는 각종 로봇들을 전시하는 로보 월드(robo world)가 자리하고 있었다.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상설 로봇전시관으로 과거는 물론 미래의 로봇을 한 눈에 만날 수 있었다. 각 파트별로 담당 안내원이 안내하고 있어 각종 로봇의 작동원리를 보고 이해하고 직접 체험할 수 있었다. 단순 전시만 하는 것이 아니고 실제로 체험을 할 수 있게 되어 있고 전시물마다 어린이를 위한 간단한 설명, 전시된 것에 대해 관심이 있는 아이들을 위한 '파인드 모어 코너', 그리고 어른들을 위한 지도 가이드까지 준비돼 있다. 지도 가이드는 실제 시범과 맞춤 설명으로 로봇에 관심이 없는 사람이라도 흥미와 관심을 가질 수 있다.
이 전시관의 한 코너에 마련된 '로봇 명예의 전당'에서는 로봇 기술, 문화 발전에 기여한 '스타' 로봇들을 만날 수 있었다. 일본 혼다기업이 만든 직립식 로봇 '아시모', 일본 만화로 유명한 '아톰', 영화 '스타워즈'에 나오는 'C3PO'와 'R2D2'를 실물 크기로 전시하고 있다. 최근에는 현대적인 로봇의 시초로 평가받는 '샤키'(Shakey)라는 이름의 실험용 로봇이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샤키는 1966년 'SRI 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자립 로봇으로 화상 카메라를 달아 주변 환경을 인식해 스스로 움직인다. 현재로서는 대단한 기술이 아니지만 로봇 공학과 인공지능 연구에 큰 영향을 주었다는 공로(?)를 인정받았다. 이곳 안내원인 로버트 윌림엄스 씨는 "과학센터는 아이들뿐만 아니라 성인들도 로봇을 재미있게 접할 수 있는 좋은 놀이터다. 이곳에서 로봇이 어렵지 않고 흥미롭고 재미있는 시설임을 스스로 깨달을 수 있게 된다"며 "로봇이 친구가 되는 곳이다"고 설명했다.
미국 피츠버그에서 글'사진 최창희기자 cchee@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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