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기고] 떠오르는 수출의 메카, 대구

올해 들어 유럽 재정위기로 인해 전 세계 무역시장이 크게 위축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지역 수출은 13.2% 증가하였다. 전국(0.6%)의 20배가 넘는 놀라운 수치다.

이에 따라 지역내총생산(GRDP)에서 차지하는 수출의 비중도 빠른 속도로 증가하고 있다. 그동안 중소기업 중심의 산업구조로 인해 내수에만 집중되어 있던 대구 경제의 반란이 시작된 것이다.

사실 몇 해 전까지만 해도 수출은 지역기업에게 있어 최우선 과제가 아니었다. 지역 업체 대부분이 자금과 인력이 제한되어 있는 영세'소기업으로 구성되어 있어 연구개발(R&D)에 많은 투자를 하기 어려웠고, 하청업체 비중이 높다보니 자체 상품 개발보다는 원청업체의 요구제품을 납품하는데 급급했다. 이로 인해 수출 증가율이 2000년대 초반 줄곧 전국 평균을 밑돌았으며 수출은 지역과는 별로 상관없는 일이라는 인식도 생겨났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지역 수출이 기지개를 펴기 시작한 것은 불과 2, 3년 전이다. 1997년 외환위기, 2008년 금융위기의 된서리를 연이어 맞으며 지역기업들이 혹독히 단련된 결과다. IMF 당시 산업생산 증가율은 -18.9%까지 곤두박질쳤고 우방, 청구 등 지역 대표기업들이 잇따라 문을 닫았다.

그러나 이러한 시련은 한편으로 지역기업의 시선을 R&D 투자, 경영혁신 등으로 돌리는 성공적인 계기가 되었다. 업체들의 발 빠른 움직임으로 지역 R&D 투자금액은 지난 4년(2006∼2010년) 동안에만 89.0% 이상 증가하였다.

한국패션산업연구원 등 기업지원 연구기관도 18개 이상 들어섰다. 이러한 노력으로 지역 상품과 해외 선진 제품간 격차는 점차 줄어들었으며, 나아가 의료용 섬유 등과 같은 고부가가치 제품 생산까지 가능해졌다. 지역기업의 역할이 OEM 위주의 '팔로어'(Follower)에서 시장을 이끌어나가는 '리더(Leader)'로 서서히 전환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연이어 추진되고 있는 자유무역협정(FTA)도 지역 수출의 원만한 성장을 견인하고 있다. 우리 시는 대외 가격 경쟁력이 낮아 시장 개방 시 피해가 예상되는 농업 부문의 비중이 낮다. 그 대신 자동차부품, 섬유 등 관세 철폐의 혜택이 클 것으로 전망되는 품목들이 지역 특화품목에 집중되어 있어 수출 증대의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절대적인 수출 규모면에서 본다면, 지역 수출은 아직 타 시'도에 비해 미약한 수준이다. 그러나 유럽 재정위기라는 어려운 환경 속에서도 타 시'도에 비해 안정된 성장을 보이는 등 지역 수출기업의 건전성과 경쟁력이 과거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고 무엇보다도 수출에 대한 지역 업체의 자신감이 크게 향상된 만큼, 향후 타 지역과의 격차를 지속적으로 줄이고 2014년까지 100억 달러 고지 실현이라는 목표도 순조롭게 달성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우리 시는 세계 이목이 집중된 가운데 2011 세계육상선수권대회를 성공적으로 개최하여 대구의 이름과 역량을 전 세계에 널리 알렸다. 이제는 그동안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최근의 유례없는 수출 호조세를 이어나가고, 또 확대시켜나가야 할 때이다. 이른 시일 내에 지구촌 곳곳에서 '메이드 인 대구'(Made in Daegu)를 찾아볼 수 있는 그 날을 고대해본다.

안국중 대구시 경제통상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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