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자'(孟子)는 맹자의 언행을 제자들이 기록한 것인데, 모두 7편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자 사후 약 100년 뒤 인물이다(BC 372~289). '맹모삼천지교'의 이야기로 우리 귀에 익은 인물인데, 공자의 출생지 노나라 옆 작은 나라 추나라 사람이다. 공자의 손자 자사의 문하생이 되어 공부를 하였고, 또 지리적으로 추나라가 노 나라와 가까워 그 문화의 영향을 받았으므로 공자를 사숙했던 것 같다.
그 역시 40세 초반부터 공자처럼 제나라, 등나라, 양나라 등으로 다니면서 유세를 하였는데, 유가의 이상인 인의(仁義)의 정치를 당시 제후왕에게 권하였다. 그러나 부국강병으로 전쟁을 일삼던 당시 왕의 귀에는 들어오지 않았다. 뜻을 이루지 못하고 고향으로 돌아와 제자들을 가르치며 저술에 힘쓰다가 84세에 생을 마쳤다.
'맹자'라는 책은 '논어'와 달리 스토리텔링(이야기)이 많아 그 정경이 머리에 그려지면서 맹자의 육성을 듣는 것처럼 착각하게 된다. 당시 제후왕을 공격하는 맹자의 용기와 웅변술도 이 책의 매력이다. 덕이 없는 왕은 내쫓아야 한다고 했으니 대단하다. 옛날 선비들이 과거를 위해서, 문장력을 기르기 위해서 읽었지만, 맹자로부터 이 용기도 얻었다. 주자(朱子)가 '사서'의 하나로 삼아 멋진 주석을 붙임으로써 더욱 유명해졌는데, 순자(荀子)의'성악설'(性惡說)에 비해'성선설'(性善說)이 성리학 종교 교리로 적당했기 때문에 주자가 중시하였다. 이보다 먼저 당 나라 때 한퇴지(韓退之)가 불교에 대항하여 민족사상으로서 유교를 현창하고 맹자를 거론하면서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 '사서'가 원나라 때 과거 텍스트가 됨으로써(1313년) 더욱 부동의 지위를 갖게 되었고, 우리나라에서도 주자학 수입에 따라 중시되었다.
그러나 '순자'에 비해 지나치게 종교적 색채가 강하고 합리적 이성주의, 객관적 지식추구의 면이 약하므로 오늘날은 '순자'와 함께 읽어야 한다. 한국인이 종교적 열정에 지나친 것도 이 맹자의 영향인지도 모르겠다. 일본인은 순자도 읽어 차분하고 실리를 챙기는데 말이다. 맹자는 인간의 도덕적 원천이 천부적으로 주어졌다는 것을 매우 강조했는데, 이는 서양 칸트의 선험적 도덕률과 같다. 또 유신론적 종교 체계가 없는 동아시아 유교 문화권에서 이 성선설이 차지하는 비중은 매우 크다. '사단론', '호연지기', '대장부론', '부동심', '왕도패도론' 등 도덕의 힘을 강조하고 있다.
현대 자본주의와 상업주의, 국가 패권주의 앞에 무력해지고 있지만 도덕의 힘이 세다고 여기는 자는 이 책을 읽어보자. 600년 역사의 유교'바이블'이다. 중국에서는 중국식 사회주의 건설을 위해 다시 유학을 장려하고 있고, 초등학생부터 '사서'를 읽히고 있다.
이동희 계명대 윤리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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