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구 안심연료단지 주민들에 대한 정밀 건강검진 결과 진폐증 환자 2명이 추가로 밝혀지는 등 18명이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 연료단지 이전 요구가 더 거세질 전망이다.
올 초 연료단지 주민 187명에 대해 X-선 촬영 결과 35명이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드러나자 대구시는 이들을 대상으로 지난달 25일부터 3일간 경북대병원에서 정밀 재검진을 했다.
29일 시에 따르면 폐 CT 촬영 결과 진폐증 2명, 폐암 의심 1명, 활동성 폐결핵(의증) 2명 등 폐질환을 앓고 있는 주민은 18명인 것으로 밝혀졌다. 진폐증 환자는 이번에 드러난 2명에 이어 지난 6월 대구파티마병원에서 진폐증의 일종인 탄분증 진단을 받은 주민 박정호(74'여'본지 6월 15일자 4면 보도) 씨와 25년 동안 연료단지 내 D연탄에서 근무했던 유기목(74) 씨를 비롯한 근로자 6명(본지 6월 19일자 4면 보도) 등을 포함해 1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은희진 안심지역 비산먼지 대책위원장은 "이번 결과는 정말로 충격적이다. 대구시와 연료단지 내 업체들은 전 주민에 대한 역학조사를 통해 진료 지원과 피해보상을 해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연료단지가 이전할 때까지 주민들과 함께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시는 안심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이 대거 폐질환을 앓고 있는 것으로 밝혀지자 연료단지 내 연탄공장의 자진 폐업이나 이전 등 대안 마련에 착수했다.
시는 연료단지 내 연탄공장에서 배출되는 먼지와 폐질환의 인과관계를 밝히는 주민건강영향조사를 환경부에 청원할 계획이다. 연료단지 부근에서 40년 동안 살고 있는 주민 500여 명이 대상이다.
또 22일 출범한 안심지역 비산먼지 대책위원회와 대구환경운동연합 등 환경단체와 시민사회단체를 지원해 피해 보상 및 진료지원 방안도 마련한다.
특히 폐질환 환자 18명에 대해서는 긴급한 치료가 필요하다는 경북대병원의 의견에 따라 방문 간호 등 의료서비스도 지원한다.
시는 연료단지 내 연탄공장 3사에 대해서도 자진 폐업이나 자발적 이전을 요구키로 했다. 시 관계자는 "도심지 내에 위치한 연탄공장 때문에 주민들이 엄청난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 확인된 만큼 연탄공장 업주들도 근원적인 해결책을 내놔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연창 대구시 경제부시장은 "이번 결과는 정말로 충격적이다. 연료단지 인근 주민들의 피해가 없도록 대책을 마련하겠다"며 "연탄공장 철수 시 연탄 수급에 차질이 없도록 대구 인근의 연탄공장과 협력해 대리점을 운영하고 지식경제부에 연탄수급조정 명령 요청도 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연료단지 내 연탄공장 업체 대표들은 "곤혹스럽다. 이번 건강검진 결과로 연료단지 이전을 요구하는 주민들의 반발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자진 폐업은 있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창환기자 lc156@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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