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첫 특허청장을 지냈고 후에 미국의 제3대 대통령이 된 토머스 제퍼슨은 발명가이자 대단한 발명 애호가였다. 초대 대통령을 지낸 조지 워싱턴도 열렬한 발명 옹호론자였다. 1787년 처음 헌법을 제정하면서 제1장에 저작권과 발명에 독점적인 권리를 허용하는 규정을 명기한 것도 발명의 가치에 일찍이 눈을 떴기 때문이다.
영국으로부터 갓 독립한 미국은 적어도 기술에 있어서는 유럽 대륙에 뒤질 수 없다는 집념이 강했다. 기술로 패권을 거머쥐는 것이 진정한 독립을 쟁취하는 것이란 생각을 품었음 직하다. 이후 미국은 기술 개발에 혼신의 힘을 쏟아부었고 앞서 나갔다. 국가나 기업, 개인 모두 마찬가지였다. 오늘날 미국은 기술력으로 세계를 리드한다는 자부심이 크다.
1957년 10월 3일 옛 소련이 세계 최초로 인공위성 스푸트니크를 쏘아 올렸을 때 미국 사회는 발칵 뒤집혔다. 과학기술에 있어 세계 최고라는 자부심에 상처를 입었기 때문이다. 미국은 1969년 7월 인류 최초의 달 착륙으로 상처받은 자존심을 회복했다. 일본의 반도체 기술이나 자동차가 미국을 앞서 나가는 것을 허용할 수 없는 것도 같은 이치다.
미국 법원에서 애플이 삼성을 상대로 건 특허 분쟁에서 완벽한 승리를 거뒀다. 애플로서는 앞서 가려는 삼성을 내버려 둘 수 없었을 것이다. 애플은 이번 송사가 '특허나 돈 이상'인 '가치'의 문제라고 주장했다. '독창성과 혁신'이라는 가치를 삼성이 훔쳤고 법원이 이를 인정했다는 것이다.
역으로 삼성은 혁신을 통해 정정당당하게 경쟁하지 않고 법정에서 특허란 수단을 활용해 경쟁사를 누르려고 한 회사가 성장을 지속한 사례는 역사적으로 없다며 되받아치고 있다.
이번 법정 다툼에서 애플 측 변호인은 '모방이 있었음이 분명했다'고 강조했고 이는 배심원단에 의해 받아들여졌다. 이 과정에서 애플 디자인을 칭찬한 삼성 임원의 이메일 등이 한몫을 했다.
이번 판결로 애플은 당당해하고 삼성은 억울해한다. 삼성은 법정에서 졌지만 시장에서는 이길 것이라고 자위하고 있다. 하지만 삼성으로서는 시장에서도 이기고 법정에서도 이길 수 있는 새로운 모멘텀을 찾아야 할 시점이다. 그래야 미국의 자존심을 누르고 진정한 1등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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