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오후 경기도 수원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 학위수여식에 수십 명의 취재진이 몰리는 진풍경을 연출했다. 안철수 서울대 교수를 만나기 위해서였다. 안 교수는 지난달 19일 정치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발간, 23일 TV 예능프로그램 '힐링 캠프' 출연 이후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공개 활동도 없었다. 특히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 경선이 역동성 부족, 파행 등으로 국민의 관심을 받지 못하면서 안 교수의 출마 여부 및 시기는 정치권에 초미의 관심사다.
하지만 안 교수는 대선 출마에 대해 여전히 우유부단한 행보를 보였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정치적 얘기는 자제해달라"고 했다. 다만 일반 국민들과 만남을 계속 갖고 있는 것에 대해서는 "도움이 되는 이야기가 많았는데 나중에 종합해 말씀드릴 것"이라고 했다. 출마 선언 시기에 대해선 "저도 몰라요.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던지고 자리를 떠났다.
이와 반대로 안 교수 측에서는 대선 출마에 대한 모든 준비가 끝났음을 시사하고 있다. 안 교수 측 한 관계자는 "안 교수 주변에 사람들이 많이 모여들고 있다"며 "조만간 자문교수단이 구성돼 대선 관련 토론회도 가질 예정인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대선에서 싱크탱크 역할을 할 자문교수단을 전면에 내세울 것이란 얘기다.
안 교수의 측근인 금태섭 변호사도 29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안 교수가) 만약에 (출마를) 한다면 준비는 돼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많은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교환하는 과정에서 함께할 사람이 만들어지고 있고, 많은 사람이 뜻을 같이하려고 한다"고 했다.
최근 답보 상태이던 안 교수의 지지율은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오차 범위 내에서 접전을 벌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KBS가 27~28일 미디어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1천 명을 대상으로 유'무선 전화조사로 실시한 가상 양자대결 여론조사에서 박 후보는 47.7%, 안 교수는 44.8%였다. 이 조사는 95% 신뢰수준에 오차범위는 ±3.1%포인트다.
정치권에서는 안 교수가 지난 4'11 총선 패배 등 민주당이 코너에 몰릴 때 "정치 참여의 고민이 깊어졌다"고 밝혀온 점을 들어 민주당 경선 흥행 부진이 안 교수의 등판 시기를 앞당길 것으로 보고 있다. 국회 한 관계자는 "민주당에서 안 교수의 정책공약 분석작업을 끝낸 것으로 안다. 안 교수와의 단일화를 위한 사전 정지작업으로 알고 있다"며 "안 교수가 추석을 전후해 출마에 대한 입장을 밝힐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욱진기자 penchok@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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