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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수의 시와 함께] 구름의 비례/ 송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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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벽 위의 티벳 사원은 대체로 구름으로 지붕을 얽었다 구름 모자를 쓴 운모파 라마승들 사이 동자승의 재재바른 발걸음도 있다 그들은 구름의 시렁에 무시로 불구(佛具)를 올린다 그러니까 운해라는 말은 심금에서 절벽의 사원까지 펼쳐진 긴 두루마리 경전이다 종종 구름을 법명으로 받아들인 스님이 있다 푸른색과 흰색이 부딪치는 결가부좌의 상형으로 목판본에 새겨진 티벳 장문(藏文)은 먹구름에 꽂아논 칼처럼 우레 소리를 낸다 겨울이 오면 라마승 일부는 칼과 문자를 떠메고 설산으로 떠난다 구름도 일행이다

시의 제목 중에는 시의 값을 제법 올려주는 것이 있습니다. 소처럼 시를 오래오래 곱씹게 하는 그런 제목 말입니다. 왜 이런 제목을 붙였을까 하며 그 의도를 짐작하는 사이 어느새 시가 더 커져 있다면, 그것은 좋은 작품이라는 뜻입니다.

이 시는 삶의 모든 것이 구름과 맞닿아 있는 티벳 사원의 풍경을 그리고 있습니다. 왜 제목이 '구름의 비례'일까요. 욕심에 비례해서 우리 삶이 가난해지는 데 반해, 무욕의 구름에 비례해서 삶이 더 높아진다는 게 아닐까, 시인에게 전화하려다 그냥 생각해 봅니다. 혼자 생각하는 그만큼 이 시는 제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시인'경북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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