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동부경찰서 유치장을 탈옥한 최갑복(51) 씨가 탈옥 직전 누명을 벗어야 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남긴 것으로 확인됐다. 최 씨가 살았던 대구 동구 효목동 주민들도 이 같은 사정을 일부 확인해줬다.
대구경찰청 특별수사본부는 17일 최 씨가 남긴 메모 형식의 글을 공개했다. 메모는 구속적부심 청구서 양식에 적혀 있었다. 최 씨는 A4 용지 크기의 구속적부심 청구서의 청구 이유란에 '出理由書'(출이유서'유치장을 나가는 이유)라고 적고 '미안합니다'라는 말을 3번 적었다. 그리고 그 옆에 '누명은 벗어야 하기에 선택한 길입니다. 선의적 피해를 끼쳐 드려 죄송합니다. 용서하십시오! 누구나 자유를 선택할 本能(본능)이 있습니다'라고 적었다.
또 '救苦救難 南無觀世音菩薩'(구고구난 나무관세음보살'중생을 괴로움과 어려움에서 구원한다는 뜻)이라고 쓰고 자신의 이름 옆에 '衆生'이라고 적었다. 최 씨는 자신이 운영하던 시너 가게 한 쪽 벽면에도 '佛'이라는 글자를 크게 써놓았을 정도로 불교에 대한 관심이 컸던 것으로 보인다.
최 씨는 12일 경찰에 검거된 뒤 자신이 강도상해 혐의에 대해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최 씨가 살던 곳 인근 주민들에 따르면 최 씨의 집주인은 최 씨가 페인트 가게를 한다고 해 창고를 임대해줬는데 시너 가게를 운영해 최 씨에게 창고를 비워달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 씨는 못 나가겠다며 버텼고 며칠 간 실랑이 끝에 최 씨가 창고를 비웠다고 주민들은 설명했다.
최 씨는 여기에 앙심을 품고 집주인이 살고 있던 2층 집으로 들어가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사건이 있던 7월 3일 밤 일부 주민은 큰 목소리로 최 씨를 찾는 집주인의 목소리가 울렸다고 말해줬다. 최 씨는 3일 밤 2층 옥상에서 굵게 땋은 전선을 타고 2층 주인집으로 들어가려고 몸싸움을 벌이다 그대로 뛰어내렸다는 것. 창문 새시가 낡아 삐거덕거리는 소리에 거실에서 자고 있던 집주인이 깨보니 최 씨가 창문을 열고 들어오려 하던 중이었다는 것이다.
경찰도 "70대인 집주인 내외 중 할머니가 찰과상을 입었다. 전치 2주 정도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주민들은 이와 관련해 "최 씨는 수배 중이던 8월에도 집주인에게 전화를 걸어 '가만 두지 않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져 경찰이 출동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김태진기자 jin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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