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시민기자] 신부 자택서 웨딩마치…김우용·전보람 이색결혼식

지난달 23일, 대구시 달성군 구지면 쌍용뷔페(대표 박순남)에서는 이색 결혼식이 열렸다.

직장생활을 하다 어머니의 식당일을 도와드리던 딸 전보람 씨의 결혼식이 웨딩홀이나 호텔이 아닌 신부 자택에서 열렸다. 하객은 구지 관내뿐만 아니라 인근 마을 유가'이방은 물론 원거리의 고령, 창녕에서도 매달 1일 점심 때 무료급식하러 오는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대부분이었다.

마당 한쪽에 예식무대를 설치하고, 점심을 먹고 난 뒤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커피 한잔을 마시며 쉬던 휴게실을 신부대기실로 사용하고 폐백실로 사용했다.

신랑 김우용 씨는 "직장생활을 하면서 신부집에 점심 먹으러 왔다가 항상 생글생글 웃는 신부가 마음에 들어, 사귄 지 9개월 만에 식을 올리게 되었다"고 한다.

주례는 김상오 구지면장이 맡았으며, 음식은 평소에 무료급식 자원봉사자들이 도왔다.

어머니 박순남 씨는 "예식을 치르자면 관광버스를 맞춰 대구까지 나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을 뿐만 아니라, 예식을 한다고 휴일에도 일하러 오는 인근 직장인들을 굶길 수 없어 집에서 하게 됐다"고 했다.

결혼 축하 무대에서 신랑과 우인들은 항상 즐겁게 살겠다는 뜻으로 장모 앞에서 요즘 유행하는 말춤을 선보여 웃음의 도가니로 빠지게 했다.

친정어머니와 나들이를 나왔다가 들른 신정화(40'달성군 화원읍) 씨는 "너도나도 호텔이나 웨딩홀에서 결혼식을 하고 싶어 하는데, 이런 시골에서 더군다나 자택에서 식을 올릴 생각을 하다니 신부가 참 기특하다"고 했다.

이날 하객들뿐만 아니라 지나가다 구경하려고 들어온 길손들에게 모두 공짜 점심을 대접했다. 식이 끝난 뒤 하객들과 한마당 노래잔치가 열려 풍성한 가을 들판처럼 인심 넉넉한 하루가 되었다.

글'사진 우순자 시민기자 woo7959@hanmail.net

멘토:김동석기자 dotory125@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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