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급등 테마주들 지분 대량 매각, 또 먹튀?

문재인 안철수 관련주 등 주주들 지분 매각 잇따라

테마주로 분류되어 주가가 급등했던 종목들의 대주주 지분 매각이 잇따르면서 대주주들이 테마에 편승해 차익을 실현한다는 비난이 제기되고 있다. 게다가 대주주 지분 매각 후 테마주들의 주가가 급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어 투자자 피해마저 우려된다.

김수경 우리들병원그룹 회장은 문재인 테마주로 분류되어 있는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의 주식을 매각하고 있다. 김 회장은 최근 담보권자의 담보권 실행으로 인해 우리들제약 주식 638만8천270주를 장내 매도했다고 밝혔다. 또 이달 3일에는 우리들생명과학 주식 200만 주를 4일과 5일에 걸쳐 장내 매도한다고 공시했다.

가수 싸이의 아버지가 대주주로 있는 디아이는 지난달 23일 자사주 282만5천171주, 계열사인 융과 디아이 및 계열사 임원 5명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162만8천952주를 매각했다. 특히 디아이와 계열사 임원들은 스톡옵션 행사로 확보한 주식을 주당 평균 4천810원에 처분했다. 스톡옵션 행사가가 1천940원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148%에 달하는 수익을 올린 셈이다.

안철수 테마주인 써니전자, 우성사료, 미래산업도 마찬가지다. 금융감독원 등에 따르면 써니전자의 곽영의 회장은 지난달 14∼19일 보유 주식 62만6천800주를 처분해 24억2천여만원을 현금화했다. 써니전자 친인척들도 주식을 매도했다. 곽 회장의 모친은 지난달 5일과 13일 각각 주식 1만 주와 24만 주를 처분했고 곽 회장의 두 여동생도 지난달 5∼15일 주식 54만 주를 장내 매도했다.

우성사료는 지난달 2일 자사주 518만7천770주를 처분했으며 대주주들은 지난해 말부터 최근까지 300만 주가 넘는 주식을 매각해 137억원을 확보했다. 미래산업은 올 9월 창업주인 정문술 전 사장 부부가 보유 지분 전량(2천393만6천845주)을 장내 매각해 400여억원의 주식을 현금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주주들이 대량으로 매물을 내놓은 뒤 테마주들의 주가는 급락했다. 이달 4일 우리들제약과 우리들생명과학의 주가는 가격제한폭까지 떨어졌다. 디아이 주가도 힘을 못 쓰고 있다. 대주주 지분 매각 사실이 알려지면서 지난달 23일 4천430원이었던 주가는 26일 3천870원, 27일 3천770원으로 하락한 뒤 이달 4일에는 3천500원까지 떨어졌다.

써니전자 주가는 반 토막 났다. 지난달 19일 종가 기준 3천450원이던 주가는 이달 4일 1천62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미래산업도 대주주의 지분 매각 이후 연일 하한가 행진을 기록했다. 대주주 지분 매각 직전 장중 2천245원까지 올라갔던 미래산업 주가는 이달 4일 332원까지 하락했다.

이에 따라 투자업계에서는 대주주의 지분 매각이 법적으로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지만, 투자자들의 피해를 가져올 수 있는 만큼 비난의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 또 투자 전문가들은 "실적과 관계없이 주가가 형성되는 테마주는 대주주의 주식 매도가 주가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기 때문에 투자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이경달기자 sarang@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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