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야기 속으로] 군대 이등병 시절 실수담

로봇
mWiz 이 기사 포인트

별들 놀래킨 이등병 군악병의 우렁찬 심벌즈 소리

저는 강원도 홍천에 있는 76사단에서 군 생활을 했습니다. 1998년 1월 몹시 추운 겨울에 입대한 저는 신병훈련이 끝난 3월 쯤 이등병 '작대기'를 하나 달고 자대 배치를 받았습니다.

저의 보직은 군악병이었습니다. 제가 덩치가 좀 있는 탓에 선임들이 타악기를 맡겼습니다. 한참 선임들의 눈치를 살피며 긴장 속에서 지내던 이등병 시절. 하루는 비교적 규모가 큰 행사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지위가 높은 장성들도 많이 참여하는 군단급 행사인데 갓 들어온 이등병인 제가 타악기 중에서도 심벌즈를 맡아 연주하게 되었습니다. 몇 번의 연습과 합주를 마친 뒤 의기양양하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심벌즈는 절도 있게 큰 소리를 내는 등 비중은 좀 있어 보이지만 많은 양의 연주를 하지는 않습니다. 무엇보다도 뮤트(악기 소리를 순간적으로 묵음으로 만드는 것)를 잘할 것과 타이밍에 정확하게 맞춰 치는 것이 너무나 중요했습니다.

이윽고 별을 단 장성들이 차례로 입장했습니다. 일명 '스타마치'(star-march'군 장성들에게 경례 시 연주하는 음악으로 등장하는 장성 중 '최고참'의 별 개수(계급)가 높을수록 '팡파르'의 반복 횟수도 많아진다)가 울려 퍼졌습니다. '딴따라 딴따라 단 딴다당~' 마지막 부분에 '단~ 딴다당' 부분에서 확실하게 묵음 처리(뮤트)를 해야 하는데 반대로 그만 '쾅'하고 세게 쳐버렸습니다. "아뿔싸~" 앞이 노래졌습니다. 그때 도열해 있던 모든 부대의 분위기는 그야말로 '썰렁' 그 자체였습니다. 아직도 그때를 생각하면 아찔해집니다. 행사 후 내무반 분위기도 한동안 적막감에 휩싸였습니다. 지금은 웃으며 말하지만 그때 그 실수는 이등병인 제게 너무나 큰 실수였네요! 만일 다시 돌아간다면 멋지게 잘 칠 자신이 있는데요~. 하하하!

김성룡(대구 수성구 황금2동)

최신 기사

0700
AI 뉴스브리핑
정치 경제 사회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9일 충북 청주에서 당원 교육에서 '변화'의 필요성을 강조하며 계엄 해제 표결에 대한 책임을 언급했다. 그는 국민의힘이...
iM금융그룹은 19일 그룹임원후보추천위원회에서 강정훈 iM뱅크 부행장을 최고경영자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강정훈 후보는 1969년생으...
충북 진천선수촌에서 아시안게임 금메달리스트 출신 지도자가 훈련용 사격 실탄 2만발을 무단으로 유출한 사실이 밝혀져, 해당 인물은 현재 구속되어 ...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