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지상 백일장] 시 3 연탄불

집안일 중

연탄불 갈아주는 것은 할배가 한다

가끔 유세를 부리기는 해도

고마운 마음에

할배 몰래 갈아 봤다

오늘은 내가 불 갈았니더

응 할 수 있겠는가

고것쯤은 나도 할 줄 아니더

불 갈았는지는 오래됐는데 방이 차니껴

할배 옷을 입고 나오더니

빨리 나와 보라고 큰소리친다

왜 그러니껴

화들짝 놀란 할매 멀뚱멀뚱 할배만 본다

아이고 맙소사 이게 뭐꼬

불구멍 연탄구멍마다 다 막아놓았으니 원

이래놓고 큰소리 치고

방 차다고 구시렁거리나

암만 연탄불 안 갈아봐도 그걸 모르겠나

도통 잘 하는게 뭐 있나

내사마 걱정이다

세상 살다 별꼬라지 다봤데이 허어

백인자(김천시 성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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