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과 집중'은 모든 정책 수립 과정에서 견지해야 할 덕목이다. 박근혜 당선인이 추구하는 중소기업 우대 정책도 마찬가지다. 중소기업을 지원해야 한다는 명제는 그 자체로 시비의 대상이 될 수 없다. 모든 면에서 대기업보다 열세인 중소기업을 키우기 위해서는 자유경쟁이 아니라 정부 지원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모든 중소기업을 지원할 수는 없는 일이다. 경쟁력을 상실했거나 정부 지원에만 목을 매는 중소기업까지 지원하면 재원의 낭비를 불러와 정작 될성부른 떡잎은 시들게 하는 부작용을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박 당선인의 중소기업 중시 정책은 이런 의도하지 않은 함정을 피할 수 있도록 면밀한 검토와 치밀한 설계가 있어야 한다. 중소기업에 대한 제도적 지원은 그런 부작용을 노정하고 있다. 바로 중소기업이 중견기업으로 크지 않으려는 '피터팬 증후군'이다. 그 이유는 중소기업을 졸업하는 순간 160여 가지의 혜택은 사라지고 거꾸로 190가지의 규제를 받기 때문이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박 당선인 측은 중견기업에도 세제 혜택을 주는 방안을 추진키로 했다고 한다. 물론 이것도 한 방법이 되겠지만 지원만으로 중소기업이 대기업이 될 수는 없다. 중견기업에도 피터팬 증후군이 생겨나지 않으리라고 어찌 보장할 수 있겠는가. 기업이 성장하는 데는 물론 정부 지원도 필요하지만 기업 스스로 도전 정신과 경쟁력을 갖추려는 노력이 없다면 성장할 수 없는 법이다.
따라서 새 정부의 중소기업 정책은 지원하되 기업이 지원과 혜택에 안주하려는 타성을 없애는 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중소기업 보호를 위한 '중소기업 적합 업종' 제도도 이런 방향에서 손질할 필요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은 보호와 지원만이 능사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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