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상주 '염산누출사고' 역시 초동대처 엉망

상주시, 면사무소 보고 받고도 경찰·소방당국에 전하지 않아

12일 상주의 전지연료 생산공장에서 다량의 염산이 누출되는 사고가 발생했으나, 해당 업체와 상주시가 초기 대응을 제대로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날 오전 7시 30분쯤 상주시 청리면 청리일반산업단지 내 웅진폴리실리콘 공장에서 200t의 염산이 대량 누출, 산소 등과 섞여 흰 수증기를 내면서 공장 주변을 뒤덮는 사고가 발생했다.

당시 이 공장에는 직원 4명이 근무 중인 상태였고 사고가 난 후 직원 10명이 염산을 빼내는 등 수습에 나섰으나, 경찰이나 소방서에 사고 발생 신고조차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화학물질을 취급하는 회사는 사고 매뉴얼에 따라 위험물 유출 시 관계기관에 이 같은 사실을 신고해 방제작업 등을 함께 하도록 돼 있지만, 자체적으로 수습하기에 급급하다 염산 누출량이 많아지면서 수습 시간과 인력 등이 더 소요됐다는 것.

특히 이번 사고는 상주시나 경찰, 소방서가 아니라 주민들이 가장 먼저 신고를 하는 등 행정 대응 체계가 지나치게 허술했다는 비판을 사고 있다.

이날 사고가 나자 마공리 주민 김모(57) 씨가 오전 10시 40분쯤 청리면사무소에 전화로 신고했으며, 또 10시42분과 45분 상주시청과 119, 11시 1분 112에 각각 신고했다는 것. 이어 청리면사무소가 19분 뒤 상주시로 사고내용 보고서를 팩시밀리로 보고했으나, 상주시는 경찰과 소방당국에 이를 전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상주시는 소방서가 출동하고 경찰이 조사에 나서자 뒤늦게 "사고가 났으니 외출을 삼가고 문을 꼭 닫고 있으라"는 주의 방송을 전파한 뒤 만약의 경우 마을 인근 주민 760여 명을 대피시키기 위해 인근 용운중고등학교를 대피장소로 정해 놓는 등 늑장대응에 나섰다.

상주'고도현기자 dory@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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