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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고부] 중도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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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수가 되기 위해 이성애자일 필요는 없다." 미국의 강경 보수 정치인이었던 배리 골드워터가 군대 내 동성애를 옹호하며 한 말이다. '미스터 보수'란 닉네임답게 그는 외교, 군사, 경제 정책에서 보수적 세계관을 견지했다. 하지만 미국 원주민의 권리나 종교, 군대 내 동성애, 통치 체제 등에 대해서는 진보적이었다.

민주당 출신인 클린턴 전 대통령은 진보적 가치를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진보 진영의 저항을 받았던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을 지지했고 금융 자유화를 옹호했다. 월가(街)의 잘나가는 CEO 로버트 루빈을 재무장관으로 기용한 것은 이를 잘 보여준다. 진보주의자였지만 경제 정책은 루빈과 월가의 눈으로 바라본 것이다.

조지 부시 전 대통령도 이러한 불일치를 잘 보여준다. 극보수주의자였지만 불법 이민자에 대한 정책은 진보적이었다. 그는 불법 이민자에 대한 시민권 부여와 임시 노동자 프로그램을 지지했으며, 미국에서 삶을 가꾸려고 노력하면서 열심히 일하는 라틴아메리카 사람들에 대해 감정이입을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 같은 사실들은 무엇을 말하는 것일까. 100% 보수주의자이거나 진보주의자는 없다는 것이다. '프레임' 이론으로 잘 알려져 있는 조지 레이코프에 따르면 인간은 대부분 보수적 성향과 진보적 성향을 동시에 지니고 있다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이런 사안에는 진보주의자가, 저런 사안에는 보수주의자가 된다. 그 이유는 인간의 뇌가 그렇게 되어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진보에서 보수로, 보수에서 진보로의 이동은 자동적이고 무의식적이며,

그렇기 때문에 진보와 보수의 동거를 모순으로 느끼지도 못한다. 그렇다면 진보와 보수 사이에 중도층이 있다는 생각도 환상일 수 있다. 이는 득표를 위해 중도로 이동하는 전략은 아무런 효과를 발휘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하다. 애초에 그런 유권자가 없으니 말이다. 그래서 어설픈 중도 전략은 아무도 설득할 수 없다. 오히려 표를 얻기 위해 오락가락하는 것으로 비친다.

대선 패배 후 향후 진로 설정을 고민 중인 민주당에서 중도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것이 진지한 반성에서 나온 좌표 재설정이 아니라 득표를 위한 기계적인 중도로의 이동이라면 다음에도 유권자의 마음을 잡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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