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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갓바위 케이블카' 설문조사 해보니

이재륭 경북대 사대부고 2년
이재륭 경북대 사대부고 2년

지난해 학교에서 실시한 박사인증제 프로젝트에서 '팔공산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에 대한 인식 조사와 분석'을 주제로 소논문을 작성했다. 대구의 명산인 팔공산 갓바위에 케이블카 설치를 두고 경제성과 이용 편의라는 측면에서 찬성하는 개발론자와 이를 반대하는 환경단체 및 불교계의 의견이 첨예하게 대립해 이 문제에 대해 시민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에 궁금했다. 이를 위해 2011년 10월 22~27일에 걸쳐 갓바위 방문객 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설문 장소는 갓바위시설지구가 끝난 입산 시작 지점. 남녀 비율을 비슷하게 하고 나이도 고루 분포되도록 했다.

조사결과 방문 횟수에서는 연 1회(38명:32.5%)와 주 1회(25명:21.4%) 찾는 사람들이 많았다. 방문 이유는 불교유산을 보기 위해, 기도를 하기 위해, 자연경관을 보기 위해, 등산 등으로 나타났다. 나이별로 찬반 여부를 살펴보면 10대는 찬성도 반대도 아닌 어정쩡한 대답을 했고, 20대는 찬성, 30대는 찬성과 반대가 비슷한 비율로 나타났고, 40대와 50대는 반대, 60대는 찬성이 많았다.

갓바위 케이블카를 설치하면 더 자주 방문할 것이냐는 질문에 긍정적인 답변이 20%(31명)였고 그렇지 않다가 80%(94명)로 조사됐다. 케이블카가 설치되어도 방문객의 80%가 현재와 비슷한 횟수로 방문하는 것으로 답변했다.

케이블카 설치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 36.5%(43명), '반대' 61.5%(75명)로 반대 의견이 훨씬 많았다. 찬성 이유 중에는 노약자나 장애인이 케이블카를 통해서 갓바위 등반이 가능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케이블카 설치로 장애인이나 노약자들이 갓바위 등반을 손쉽게 함으로써 사회통합에 긍정적인 기능을 하고 사회적 약자를 배려할 수 있다는 답변이었다. 반대 이유로는 자연경관 훼손이 가장 많았다. 갓바위에 케이블카를 설치할 경우 주변 생태계가 훼손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가 79%(94명)로 나타나 '아니다'와 '매우 아니다'의 21%(25명)를 압도했다. 또 인근 자연경관이 파괴될 것으로 보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73.9%(88명)로 '아니다' 26.1%(31명)보다 훨씬 많았다. 시민들 대다수가 케이블카 설치로 주변 경관이 훼손될 것이라는 의견을 보였다.

이상의 조사 결과에서 볼 때 우리 지역의 명산에 위치해 있고 오랫동안 불교문화유산 또는 불교신앙심을 표현하는 주요 시설로 자리잡고 있는 팔공산 갓바위는 지속가능한 발전 측면에서 케이블카 설치 여부를 고민해야 한다.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는 현재 세대뿐만 아니라 미래 세대까지 배려해 결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경제성의 문제는 현재적 시각과 일부 개발론자의 관점에서 매력적인 요인이 될 지 모르겠지만 더 중요한 환경적인 측면에서 미래 발전과 지속가능성의 관점으로 본다면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는 하지 않는 것이 옳다. 갓바위 케이블카 설치 및 운행은 결코 현재의 관점과 일부의 시각으로 바라보아서는 안 될 것이다.

이재륭 경북대 사대부고 2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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