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대구 스키의 '히딩크스쿨' 金빛 꿈 영근다

대구출신 이창우 감독 조련 레이싱스쿨…지역 선수 11명 '구슬땀'

대구의 스키 유망주들이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이창우 레이싱스쿨에서 국가대표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맨 왼쪽이 이창우 감독. 최두성기자
대구의 스키 유망주들이 전북 무주 덕유산리조트의 이창우 레이싱스쿨에서 국가대표 선수의 꿈을 키워가고 있다. 맨 왼쪽이 이창우 감독. 최두성기자

스키장이 없는 대구의 스키선수들은 겨울만 되면 스키장이 있는 전북 무주나 강원도 용평 등지로 짐을 한보따리 싸들고 긴 원정을 떠난다. 그중에서도 대구 스키선수들이 매년 훈련과 각종 대회준비를 하는 전초기지로 찾는 곳이 전라북도 무주 덕유산리조트 내 이창우(33) 레이싱스쿨이다.

매년 12월 1일 문을 열어 3월 말까지 운영하는 이곳에선 전국 각지의 스키선수들이 몰려들어 기술을 익히고 대회를 준비한다. 일종의 사설 '태릉선수촌'인 셈.

무주가 대구에서 가깝기도 하지만 이창우 감독이 초'중'고교까지 대구서 스키 선수생활을 했고, 대학(서울대 체육교육학과) 재학시절에도 대구 대표로 활동한 깊은 인연 때문에 유독 대구 선수들이 많다. 소속된 25명의 선수 중 11명이 대구선수다.

이창우 감독은 26세 때까지 대구 대표로 뛰면서 각종 전국 대회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고, 국제시합 성적을 합산해 매기는 피스 포인트(FIS point) 전국 5위까지 올랐던 대구의 대표 스키선수였다. 지난해부터 감독을 맡은 그는 전국 10여 개 사설 스쿨 중 최연소 감독으로 현재 활동하고 있다. 코치진의 스펙도 전국 최고 수준이다. 이창우 감독을 비롯해 정국현'이기성 코치 등 모두가 국가대표 상비군의 경력을 지녔다. 정국현 코치는 한국 남자 알파인스키의 간판스타 정동현의 친형이다.

이곳에 소속된 선수들은 12월 1일 입소해 2월 말까지 무주서 훈련하고, 3월에는 강원도 용평으로 자리를 옮겨 한 달간을 보낸다. 여름이나 가을에는 해외로 전지훈련을 떠나 훈련을 이어간다.

이창우 레이싱스쿨은 초등부에서는 전국적인 명성을 얻고 있다. 이달 14, 15일 오크밸리서 열린 중재배스키대회서 초등부에 4명의 선수를 출전시켜 3명이 금메달을, 1명은 동메달을 획득했다. 대구 스키선수 중에서는 이재준(대진초 6년)과 나아진(여'중앙초 4)이 금메달을 땄고 김시원(본리초 4)은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나머지 한 명은 경남 소속 학생으로 출전 선수 전원이 메달을 획득하는 쾌거를 거뒀다.

비결은 훈련량이다. 이 감독은 "눈을 많이 접하는 강원도 선수들과 비교하면 남쪽 지역 선수들은 스키를 탈 기회가 적다. 그래서 많은 훈련을 시키고 있다"고 말했다.

레이싱스쿨이 무주 리조트 소속이다 보니 오전과 오후 훈련이 가능하고 슬로프를 지정해 훈련할 수 있어 강원도 쪽 사설 스쿨보다는 더 많은 시간을 훈련에 할애할 수 있어 가능한 일.

이곳에선 어린 선수들의 장래를 위해 학습에도 신경을 쓴다. 서너 달씩 부모와 떨어져 합숙하다 보니 소홀해질 수 있는 부분이 바로 학교 공부. 그래서 이창우 스쿨에선 스키훈련이 끝나면 학생들이 전문 과목 교사들에게서 수업을 받도록 하고 있다.

인성교육에도 집중하고 있다. 어린 꿈나무들의 성장에 흐뭇함을 느낀다는 이창우 감독은 "스키는 혼자 하는 운동이다 보니 이기적인 측면이 많다. 그래서 철저한 자기 장비 관리와 몸 관리 외에 훈련태도, 평상시 인간관계에 신경을 쓰고 있다"고 말했다.

칭찬과 격려로 어린 선수들에게 용기와 재미를 북돋워 주는 이 감독은 "평창 동계올림픽 때 지도한 선수가 좋은 성적을 거두는 모습을 보고 싶다"고 말했다.

최두성기자 dschoi@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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