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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물의 세계] 어린 고양이 장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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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는 이기적인 동물이다, 자신이 필요할 때에만 사람에게 다가오고 사람이 부르면 잘 오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심심하거나 배가 고프거나 주인에게 무엇을 표현하고자 할 때에만 보호자에게 다가와서 아양을 떨고, 물이나 밥을 달라며 '야옹 ~' 길게 한 번 울어 주는 센스를 보인다.

반면 개는 사회적인 동물이어서 사람에게 절대적인 복종심과 충성심을 가지며 살아간다. 고양이를 사랑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왜 저렇게 이기적인 동물에 사랑을 주고 돌보고 함께 희로애락을 같이하는지 참 궁금해한다.

고양이를 좋아하는 사람들은 성격은 물론 자신의 주거환경과 생활 방식에 영향을 받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용한 성격과 자신만의 공간에서 생활하고 남을 의식하지 않고 내가 좋아하는 동물과 생활을 할 수 있거나 야간에 주로 생활을 하고 낮에 잠을 자야 하는 분들이 고양이를 좋아한다. 지금은 사람처럼 밤에 잠을 자고 낮에 활동을 하는 고양이들이 많다.

동물들은 보호자가 어떤 생활을 하느냐에 따라서 생활 습관도 보호자와 비슷하게 변해가는 것을 볼 수 있다. 병원 식구들과 이야기할 때 반려동물의 성격을 보면 보호자의 성격을 알 수 있다고 농담을 하곤 한다.

2개월 된 샴고양이 수컷이 내원을 했다. 탈진 상태였고 기력이 없어서 일어서기도 불가능한 상태였다. 3일간 식욕이 없고 물만 먹고 구토와 설사를 지속적으로 했는데도 아무런 증상이 없고 건강하다고 했다. 먼저 기본검사를 하고 분변검사와 방사선 촬영 및 바이러스 검사를 했다. 분변에 기생충은 없었으나 전염병인 범백혈구 감소증인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감염돼 있었다. 진단은 아주 간단하다. 분변을 채취하여 시약에 섞은 다음 진단키트에 적용을 하면 지시선이 나타나는 것을 보고 진단을 내릴 수 있다. 간이 검사이기 때문에 90% 이상 정확하다. 만약 의심이 되는데 진단이 안 나오면 정밀 검사인 PCR 방법을 이용하면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있다.

요즘 전염병에 감염되어 병원을 찾는 어린 고양이가 늘고 있다. 개에 나타나는 파보바이러스성 장염과 비슷한 증상으로 치사율이 높은 전염병이다. 발병률이 감소하고 있는 개와 달리 고양이는 아직 바이러스성 전염병에 대한 인식 부족으로 질병에 노출되는 경우가 많다. 충분한 포유를 하고 보온이 필요하다. 그리고 위생적인 관리를 위해 낯선 이방인들과 접촉을 최대한 자제해야 한다. 어른 고양이는 면역이 되어 있거나 보균 상태에 있는 경우 아무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지만 면역이 안 된 경우 질병에 노출되기 쉬워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전염병은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해야 회복할 수 있다. 이미 탈수와 패혈증 증상이 나타나면 사망할 수 있는 위험한 질병이다. 따라서 어린 고양이를 입양할 때에는 반드시 건강검진을 한 뒤 질병이 없는 건강한 고양이를 입양해야 한다.

최동학(대구시수의사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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