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이코노 피플] 한국뇌연구원 기공식 앞둔 서유헌 원장

국내 뇌 연구 사령탑…2020년까지 연구원 500명 확보

"뇌는 인간의 마지막 남은 미개척 분야입니다. 한국뇌연구원은 앞으로 국내 뇌연구를 진두지휘할 뿐 아니라 대구의 미래 먹거리를 창출할 핵심기관이 될 것입니다."

한국뇌연구원이 4일 대구 동구 신서동 대구경북첨단의료복합단지에서 착공한다. 한국뇌연구원은 8만7천여㎡ 부지에 지상 5층, 지하 1층 규모로 건립된다. 2018년까지 총 1천258억원(국비 25억원, 시비 1천233억원)이 투입된다.

서유헌(65) 한국뇌연구원 원장은 우여곡절 끝에 건립되는 한국뇌연구원에 대해 감회가 새롭다고 했다. 한국뇌연구원은 1998년 뇌연구촉진법 제정 후 10여 년 만인 2011년 6월 대구 유치가 확정됐다. IMF와 정권 교체 등으로 뇌연구원 건립까지 쉽지 않은 여정이었다. 대구 유치가 최종 결정된 이후에도 예산 문제로 어려움이 있었다.

서 원장은 "인류의 삶은 뇌가 지배한다. 과학의 마지막 보루가 바로 뇌이고 모든 학문도 뇌로 귀결된다"고 강조했다. 인간의 뇌는 동물과도 다르고 사람끼리도 다르다. 이 때문에 뇌 연구가 개인 본성에 대한 화학적 해답을 줄 수 있다는 것.

서 원장은 "뇌연구는 생명과학 분야에 국한되는 것이 아니고 철학이나 심리학, 언어학 등을 종합적으로 연구해야 하는 분야"라고 설명했다. 미국이나 유럽, 일본 등 선진국들은 뇌의 중요성을 진작 인식하고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뇌연구원은 뇌의 메커니즘을 밝히고 다양한 뇌질환을 연구하면서 이를 치료하는 방법을 찾는 역할을 하게 된다. 서 원장은 "치매와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는 물론 학교폭력, 인터넷중독, 자살 등 모든 것이 뇌 문제에서 비롯된다"며 "뇌질환은 자칫 국가 재정을 파탄 낼 수 있기 때문에 이를 극복하지 않고는 인류의 미래가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국뇌연구원은 인간의 뇌를 발달시키는 최적의 조건을 찾는 '뇌 기반 교육' 연구에도 중점을 둔다. 서 원장은 "지금껏 우리나라 교육은 선행학습과 주입식 교육으로 이뤄져 창의성이 상실됐다. 뇌 기반 교육은 이 같은 인간의 창의성을 최대한 높일 수 있는 교육이다"고 했다.

특히 연구원 산하 학생정신보건연구센터에서는 학생과 관련된 교육과 학교폭력 등 청소년 문제를 연구하고 일선 학교를 대상으로 교육도 하고 있다.

한국뇌연구원은 2015년까지 연구원만 200명 정도를 채용할 계획이다. 서 원장은 "한국뇌연구원이 세계적인 뇌연구원으로 성장하려면 2020년까지 연구원을 500명 정도 확보해야 한다"고 했다. 지금 청사는 내년 5월쯤 한국뇌연구원이 1단계 공사를 마치는 대로 이전할 예정이다.

서 원장은 한국뇌연구원이 올해 내로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으로부터 독립할 것이라고 했다. 현재 한국뇌연구원은 DGIST 부설 기관으로 돼 있다. 서 원장은 대학 부설로 있다 보니 연구원 역량을 키우기가 어렵다고 생각한다. 서 원장은 "한국뇌연구원은 1998년 뇌연구촉진법 제정 당시부터 독립법인이었다. 하지만 이후 다른 국책사업 유치지역 선정 등과 복잡하게 얽히면서 지역-대학과 컨소시엄 형태로 유치하게 된 것"이라며 "국가 중앙연구기관이 학교 부설로 소속된 경우는 없다"고 설명했다. 국회에서 뇌과학촉진법 개정안이 통과되면 올해 내 독립법인이 가능하다고 했다.

전창훈기자 apolonj@ms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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