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신문

"꽃선물, 우리가 도울게요" 동티로안 씨 등 4명 꽃집 운영

사회적 기업 사업 직원으로 뽑혀 "열심히 배워 꽃집 사장되고 싶어"

'플라워 이음'을 운영하게 될 결혼이주여성 4인방. 왼쪽부터 바트게렐'윤설희'나경희'동티로안 씨. 글로벌투게더경산 제공

결혼이주여성 4명이 함께 일하는 꽃집 '플라워 이음'이 5일 경산시 중방동에 문을 열었다. 지난해 4월 삼성이 설립한 사회적기업 (사)글로벌투게더경산이 다문화가족을 지원하기 위해 개원했다. 164㎡ 규모의 하우스형 화원으로 꽃다발과 꽃바구니, 화환, 화병, 난 등 화훼 제품을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한다. '플라워 이음'(www.flowereum.co.kr)은 아름다운 꽃을 통해 마음과 마음을 이어주고, 다문화가족과 한국사회를 연결해 준다는 의미에서 정한 이름이다.

(사)글로벌투게더경산은 일자리 제공을 통해 다문화가정의 경제적 자립을 돕기 위한 수익사업으로 화훼업을 준비해 왔다. 장익현 이사장(변호사)는 "화훼업은 손기술과 수작업에 강점이 있는 결혼이주여성들의 재능을 활용할 수 있고 꽃이 주는 아름다움과 사랑, 정서적 치유 등 긍정적인 이미지가 여성들과 조화를 이룬다"고 설명했다.

글로벌투게더경산은 '플라워 이음' 사업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6개월간 결혼이주여성 20명을 대상으로 플로리스트 양성 교육을 실시해 4명을 직원으로 채용했다. 직원으로 채용된 주인공은 동티로안(29'베트남), 바트게렐(32'몽골), 윤설희(본명 쩐티베'23'베트남), 나경희(본명 땡 나크리'25'캄보디아) 씨 등이다.

2004년 한국으로 시집 온 동티로안 씨는 2010년 남편이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후 시어머니와 두 딸을 키우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다. 그녀는 "앞으로 더 열심히 일해서 플라워 이음의 총괄 관리인이 되고 싶고, 나중에는 이름(한국명 김다현)을 건 건 꽃집을 창업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바트게렐 씨는 4년 전 한국으로 이주했다. 바트게렐 씨는 "남편과 두 딸을 키우면서 평소 좋아하는 꽃과 관련된 일을 하게 돼 행복하다"며 "한국인 못지않은 플로리스트가 되어 플라워 이음 사업을 꼭 성공시키고, 나중에는 꽃집 사장이 되고 싶다"고 했다.

이들은 아직 능숙하지 않은 한국어 실력으로 고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신경을 집중한다. 윤설희 씨는 "행여나 주문을 잘못 받지 않을까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 휴대폰 문자 메시지를 해 달라고 부탁한다"며 "화원에 근무하면서 꽃과 관련된 자격증을 따서 역량을 개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나경희 씨는 "한자로 된 리본을 만드는 것이 기장 어렵다"면서 "꽃집에서 일하면서 한국 사회생활을 배우고 한국어 의사소통도 더 잘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들은 전정열 글로벌투게더경산 사무국장과 김영수 사업팀장 등의 도움을 받아 2인 1조로 꽃가게를 운영할 계획이다. 또 꽃집이 플로리스트의 꿈을 키워가는 희망 일터로 자립자활에 도움이 되고, 지역 화원과도 연계해 동반 발전하는 시스템을 구축해 나가기로 했다. 이들은 "꽃을 매개로 다문화가족과 한국사회를 이어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통합 실현과 경제적 자립에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경산'김진만기자 factk@msnet.co.kr

최신 기사

많이 본 뉴스

일간
주간
월간